가맹점 매출 20~30% 감소
지라시, 카더라 등도 피해 키워
전문가, 사측 반성과 더불어 성숙한 소비자 비판의식 필요
최근 SPC그룹의 잇따른 직원 안전 사고에 대한 예방 및 사후조치 미흡 등으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가맹점주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상당수 가맹점주들은 직원 사망사고에 대한 안타까움에 공감하면서도 심각해지는 피해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SPC그룹은 가맹점주와의 협의를 통해 완제품으로 납품하는 빵 일부에 대해 반품을 받아주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섰지만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불매 강도 역시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 사이에선 ‘카더라’ 뉴스도 양산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한 기업이 회장 취임 기념으로 spc 케이크를 대량 주문하려 했으나 여론을 의식해 취소했다는 소위 지라시도 돌았다. 이런 확인되지 않은 뉴스는 피해를 눈덩이처럼 확산시키고 있다.
◇ 가맹점주 피해 어디까지…전문가 “성숙한 비판의식 가져야”
SPC소속 가맹점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남양유업 대리점 사태와 마찬가지로 피해가 커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로 일부 가맹점은 영업에 차질을 빚으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늘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불매운동에 대한 긴급요청 방안으로 안 팔린 제품의 반품을 받아달라고 요구, SPC가 식빵 등 13개 주력 제품에 대해 수용한 상태다. SPC는 가맹점에서 제조한 빵에 대해서도 본사가 회수해 폐기처분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불매운동 영향으로 가맹점의 지난주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평균 20~30%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애꿎은 가맹점주”라며 소상공인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가맹점주의 매출만 떨어진다는 것이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협의회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통해 “이런 분노가 생업을 이어가는 일반 가맹점들에게는 큰 고통”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측은 근로자 사망사고 발생 후 허 회장의 빈소 방문과 사과문 발표, 대국민 사과까지 했음에도 여론이 악화되자 당황하는 분위기다. 허 회장은 앞서 향후 3년간 1000억원을 안전 관리에 투입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 안전 경영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기업의 대대적인 반성과 함께 소비자들의 성숙한 비판의식이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넘쳐나는 정보를 성숙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 판단해 불매도 성숙하게 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가짜 뉴스 등을 통해 운동 자체의 목적이 바뀌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 시기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것은 좋은게 아니라고 본다”며 “SPC본사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자정이 되지 않는 이유는 가장 중요한 ‘직원존중’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직원들에게 현장의 고충을 물어 들은 뒤, 그다음 외부에 안전 점검을 받아야 안전 사고가 번복되지 않을 수 있다”며 “현재 가맹점의 매출 감소만 가지고 손해를 따지긴 어렵다. 본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반복된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매운동은 사회가 바람직하게 바뀌길 바랄 때 하는 것인데 허위뉴스 등을 확산시키면 목적 자체가 이상하게 변질될 수 있다”며 “인터넷 등의 발전으로 인해 정보가 넘치다보니 과거에 비해 불매운동을 하는게 수월해졌다. 이 때문에 애먼 피해자를 양산할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불매운동의 목적이 잘 전달되지 위해서는 영업장에 벽보를 붙이는 등의 행위처럼 다른 사람에 강요가 있어선 안된다”며 “설득을 통해 납득이 갈 수 있도록 동참을 요구해야 하며, 그 방법이나 수단도 적절하고 정당해야 한다”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