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인천 등 수도권 곳곳서 '매매가<1년 전 전셋값' 역전
전문가 "서울 등 핵심 지역 제외하곤 점차 확산될 가능성도"
금리인상 및 경기 침체로 집값 하락이 본격화한 가운데 매도 호가와 실거래가가 1년 전 전셋값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실거주 용도가 아닌 초소형 주택에서 주로 나타났던 현상인데, 점차 중대형 평형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보이는 추세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수기마을힐스테이트2단지 전용면적 84㎡는 최저가 5억9000만원에 등록됐다. 지난해와 올 초에만 해도 이 금액은 전셋값 정도였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6월에는 각각 5억6000만원, 6억원에 전세거래가 체결된 바 있다. 집값이 1년여 새 전셋값과 비교해 더 낮은 가격을 형성한 것이다. 이 밖에 해당 단지의 경우 5억원 중후반대부터 6억원 초반 대 매도 매물이 상당수다.
매매가가 전셋값 아래로 떨어지는 단지는 수도권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천시 서구 검암동 검암신명스카이뷰2차 전용 84㎡는 지난해 8월과 11월 거래됐던 전셋값인 3억5000만원 보다 낮은 3억3000만원에 매도 물건이 나와 있다.
검암동 풍림아이원2차 75㎡의 경우 지난 15일 3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5월 체결된 전세가(3억7500만원) 보다 500만원 낮다. 현재 호가도 3억7000만원 수준으로 이전 전셋값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런 현상은 주로 초소형 주택에서 나타났었다. 임대 수요는 많지만 매수수요가 적은 만큼 갭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실거주 수요가 받쳐주는 중대형 평형대는 매매가가 1년 전이라고 할지라도 전셋값 보다 낮아지는 경우는 드물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 절벽으로 가격이 낮아진 매물이 풀리는 영향도 있지만, 임대차3법 개정 이후 전셋값이 급등했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검암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차법으로 1~2년 전 전셋값이 매매가 보다 더 많이 빠르게 올랐다"며 "밥대로 지금은 매매가가 내리는 속도와 폭이 전셋값이 내려가는 속도 보다 훨씬 크고 빠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남 등 지역별 핵심 지역을 제외하고는 점차 이 같은 현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깡통전세가 나올 수 있는 사실은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며 "끝물에 들어갔다는 얘기인데, 공급이 많이 된 지역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게 서울이나 경기 핵심 지역 등 가격 방어가 가능한 지역에선 나오기 힘든 현상"이라며 "반면 수도권 외곽 지역이나 신도시 등은 점차 전셋값 보다도 낮아지는 매매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