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사망자들의 사인이 대부분 '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압박증후군'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재난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이후에도 이 증후군으로 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압박증후군은 장시간 신체 압박으로 산소 공급이 중단돼 근육세포 등이 괴사할 경우 여기에서 생성되는 칼륨이나 미오글로빈 등의 독성물질이 체내에 쌓이게 되고, 압박 상태가 풀리게 되면 이 독성물질이 한꺼번에 혈액을 따라 퍼지면서 심장 부정맥 등 급성 장기부전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교통사고와 건축 공사장 사고, 기차·폭발 사고, 지진, 광산 사고 등에서 외부 물체에 의해 신체 조직과 혈관, 신경 등이 오랫동안 짓눌려 손상을 입어 주로 생긴다.
국소적으로 골절과 내출혈, 수포 형성, 부종 등을 유발한다. 전신적인 순환장애를 일으켜 다친 부위 감각을 마비시키고 맥박이 멈출 수 있다. 겉으로는 멍이 드는 정도로 가볍게 보이더라도 내부 장기에 출혈이나 기능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도 압박증후군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이 사인인 경우가 있을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응급처치 후 내부 장기 손상 여부를 확인하면, 그 결과에 따라 치료한다. 골절된 부위는 부러진 뼈를 맞추거나 고정술을 시행한다.
사지가 눌려 혈관이나 신경이 손상된 경우 이를 복원하기 위해 미세수술이 필요하다. 사지를 복구하기 어려우면 절단해야 한다. 폐를 다친 경우에는 인공호흡기와 흉관 삽입 등의 치료가 이뤄진다.
앞서 29일 서울 이태원구 일대에서 벌어진 사고로 154명이 숨졌고, 이중 1명을 제외한 153명의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 부상자는 중상 33명 포함 총 149명이다.
정부는 이번 주 토요일(11월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행정기관, 공공기관의 행사나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