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 오프라인 거래도 가능...현 시점 적용은 아직”

2단계 모의실험 완료

대량거래 처리는 무리

한국은행 건물 ⓒ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기능에 대한 구현가능성을 확인했다. 오프라인에서의 운영, 개인정보보호 강화 및 분산원장확장기술 적용 가능성을 점검했다. 그러나 신기술들을 적용하기에는 아직은 보완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7일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수행한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험은 분산원장 기반 CBDC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연구 목적의 사업으로 2단계로 나눠서 순차 진행됐다. (주)그라운드엑스가 주사업자로 참여해 총 12개 업체와의 협업으로 사업이 수행됐으며, 총 사업비는 39억1000만원 수준이다.

한은 이번 사업을 통해 분산원장기반 CBDC 모의시스템의 기본 기능(1단계 실험: 제조, 발행, 유통 등) 및 확장 기능(2단계 실험: 오프라인 거래, 디지털자산 거래, 정책지원 업무 등)에 대한 구현 가능성을 점검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영지식 증명기술(ZKP)과 분산원장 확장기술 등의 신기술 적용 가능성도 살펴봤다.

그 결과 실험한 전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오프라인 CBDC 기능이 온라인 CBDC와 독립적으로 운영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송금인과 수취인의 거래기기가 모두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거래기기에 탑재된 자체 통신 기능을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

ⓒ 한국은행

그러나 미비한 점도 발견했다. 피크타임의 여타 전자지급서비스 수준의 실시간 대량 거래 처리를 위해서는 응답대기시간을 단축시킬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DC 모의시스템은 최대 초당 2000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측정됐으나, 최대 성능치에 도달할수록 응답이 지연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같은 수준은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대부분의 소액결제 시스템의 일평균 초당 이용건수(1000건 미만)를 모두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최대 성능치에 도달할수록 응답대기시간이 최대 1분까지 증가되는것으로 측정돼 피크타임 거래를 실시간 처리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모의시스템에 30분간 초당 4200건 거래 처리 요청이 지속되는 경우를 가정해 수행한 결과값이다. 피크타임은 점심시간, 납부 마감일 등 평상시보다 3~4배 이상의 거래가 집중되는 시간이다.

신기술(분산원장 확장기술, ZKP)을 현 시점에서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한은은 현재 기존 구축된 CBDC 모의시스템의 기능과 성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기 위해 15개 금융기관과 협력해 추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은 “향후에도 CBDC 활용성을 점검하기 위해 금융기관,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실제적인 환경에서의 실험으로 심화해 나갈 계획”이라면서도 “현재까지 CBDC 도입 여부를 결정한 바 없으며, 동 연구 사업은 특정 기술(분산원장)을 적용한 CBDC의 기능 구현 가능성을 실험한 것으로 최종 모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