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CP‧ABCP 등 매입…유동성 공급 협조”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9일 증권시장안정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의 상장주식 보유에 적용되는 위험 가중치를 내림으로써 자본 적정성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및 20개 은행장들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를 연 뒤 “그동안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유예조치와 예대율 규제 완화 조치를 진행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최근 급속한 금리인상으로 어려운 경제여건이 지속되고 있으나 과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시와 같이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권과 정부가 힘을 합쳐 어려움에 대처해 나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어 “은행권이 은행 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안정에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코로나19 당시와 동일하게 250%에서 100%로 하향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유예조치, 26일 예대율 규제 완화조치에 이은 후속 조치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20개 사 은행장들은 지난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자금시장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지난 24일부터 현재까지 은행채를 발행하고 있지 않고 연말까지 기존 발행계획 대비 축소해 발행할 계획이다.
또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전단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할 방침이다. 5대 은행은 10월 한달 동안 CP·ABCP·전단채를 4조3000억원, MMF를 5조9000억원, 특은채·여전채를 6조5000억원 매입했다.
은행장들은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은행이 경제의 방파제이자 금융권의 맏형으로서 중책을 담당할 시기이므로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권이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