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영화 뷰] 국가 재난 떠오르게 하는 영화들, 공감과 외면 사이


입력 2022.11.14 07:20 수정 2022.11.14 07:2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오랜 팬데믹, 밝은 분위기 영화 선호

16일 개봉

영화는 대중문화 예술의 영역에서 다양한 기능을 한다. 그 중 하나는 국가적 재난을 떠올리게 하는 허구의 이야기로 영화적 재미와 메시지를 갖추며, 조금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중들의 관심을 모은다.


16일 개봉하는 '데시벨'은 사운드 테러라는 장르를 두른 채 관객과 만난다. 스펙터클한 액션 같지만 깊이 살펴보면 국가적 재난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이야기의 구조는 간단하다. 다국적 해상 연합훈련에 참가했다가 복귀하던 해군 잠수함 한라함이 정체불명의 어뢰에게 피격된 뒤 실종된다. 모두가 살아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부함장 강도영(김래원 분)은 함께 훈련에 참가했던 승조원의 딱 절반을 데리고 살아돌아온다. 강도영은 국민영웅으로 추앙받지만, 이후 한라함 생존 장병의 집, 놀이터, 축구 경기장, 워터파크 등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이 폭탄은 단순한 시한폭탄이 아닌, 소음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일정 수준의 소음이 커지면 폭발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된다.


심지어 폭탄 설계자는 강도영의 아내와 딸을 납치해 둘 중 하나만 살릴 수 있도록 괴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진상을 파헤치던 강도영은 이 사건의 설계자가 한라함 대위 태성(이종석 분)이라는 걸 알게 된다. 태성은 한라함 안에서의 일을 세상에 다시 알리기 위해 절반의 승조원만 살아남았던 이유가 강도영에게 정말 옳은 선택이었는지 묻기 위해 어마어마한 계획을 세웠다.


'데시벨'은 일부 설정이 천안함 피격 사건을 둘러싼 음모론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 국가를 위해서라는 변명으로 철갑을 두른 고위직들의 이기심, 무능한 정부 등이 천안함 피격 사건 뿐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국가적 재난을 연상케 한다.


지난 여름,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비상선언'이 개봉했지만, 관객들의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쟁쟁한 스타들과 한재림 감독이 뭉쳤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사회의 모습은 재난 영화가 주는 스케일과 쾌감이 아닌, 오히려 우울감을 상기시켰다.


국가는 위기에 빠진 비행기 내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비상선언을 선언하지만, 실상은 고립돼 절망감이 배가됐다. 우방이라고 믿었던 국가들은 착륙을 불허하고 심지어 국가 고위직들마저 바이러스를 전염시킬까 우려한다. 국민들도 착륙 반대 청원을 올리고 피켓 시위를 벌이기까지 한다.


이 모습을 마음 편히 감상할 수 없었던 모습은 우리가 불과 2년 전 코로나19가 등장한 이후 대한민국이 겪은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재난을 스크린에 투영함으로써 장르적 재미로 활용하고 시대적 메시지를 주고 싶었지만, 관객들은 현실과 너무나도 닮아있어 영화로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이 같은 영화들의 최상의 시나리오는 관객들이 영화 속에서 재난이나 아픔을 맞이한 이들을 보며 현실의 상황을 반성하고 상처를 보듬으면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관심 유도다. 이는 관객 역시 이 같은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연결 기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최근 발생한 이태원 참사 등 사회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데시벨'이 관객들의 선택을 받아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상선언'은 200만 관객에서 그쳤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500만 명이었다. 특히나 올해는 '범죄 도시 2', '공조 2: 인터내셔날', '육사오' 등 오랜 팬데믹에 지친 관객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작품들이 환영 받는 추세였다.


반면 '데시벨'이 오히려 요즘의 사회적인 분위기와 여전히 밀접해 있는 설정들로 와닿는다는 반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사운드 테러라는 신선한 폭탄의 등장, 김래원, 이종석이 펼치는 연기 대결이 '데시벨'의 외연을 확장해 보는 재미가 있다는 평이다. 과연 '데시벨'은 이 같은 분위기를 뚫고 성공적으로 박스오피스에 안착할 수 있을까.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