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세계적 여파를 인정하면서 개발도상국의 부채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옐런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우리의 정책에는 부정적인 여파(스필오버)가 있으며, 당연히 많은 국가가 미국 정책의 부정적 여파에 따른 강달러와 자국 환율 문제에 관심이 있다”며 “우리는 (저소득 국가들의) 부채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다만 현재 세계 경제를 괴롭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현 상황을 지난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와 대비시켰다.
옐런 장관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는 국가들이 단결해 ‘우리는 재정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재정 여력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국가별로 상이하다”고 진단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달까지 4차례 연속 0.75%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금리 상단을 4%로 올리면서,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예측보다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로 각국은 달러화로 표시된 수입품 가격 상승·달러화 부채 상환 압박 가중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는 옐런 장관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대해 지속해서 지지 의사를 밝혀왔다면서도, 이날 발언은 미국 정책의 세계적 여파에 대해 인식하고 있음을 밝혔다는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옐런 장관은 지난달 “시장에서 결정되는 달러 가치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달러 강세는 (미국의) 적절한 정책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합동 연차총회에서도 강달러의 여파를 인정하면서도 미 행정부의 최우선 정책 과제는 물가 잡기에 있다고 못 박았다.
한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호주에서 한 연설에서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에 가깝게 내려갈 때까지 당분간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면서 “아직 갈 길이 남았고, 향후 1~2회 회의 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