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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퇴직연금 금리 '역주행'…푸본·흥국생명은 6% 돌파


입력 2022.12.01 11:53 수정 2022.12.01 12:08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당국 경고 메시지 후 '온도차'

머니무브 우려에도 경쟁 지속

퇴직연금 이미지.ⓒ연합뉴스

메리츠화재가 보험업계에서 홀로 퇴직연금 금리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머니무브를 우려한 금융당국의 경고를 의식하며 금리 인상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다만 다른 보험사들은 퇴직연금 이자율을 올리며 치열한 순위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열 경쟁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달 기준 메리츠화재의 확정급여형 1년 만기 원리금보장 퇴직연금 상품 금리는 5.8%로 지난 달보다 0.2%포인트(p) 낮아졌다. 12월 퇴직연금 확정금리를 공시한 13개 보험사 중 유일한 하락세다.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과당경쟁에 관한 경고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퇴직연금 사업자 48개사 및 비사업자를 포함한 총 90여 개사에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 상품 제공 운용 금리 공시 관련 유의 사항 통보’라는 행정지도 공문을 보냈다. 퇴직연금발 연말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서다. 머니무브란 대규모 자산이동을 말한다.


퇴직연금은 통상 1년 단위로 기업과 사업자간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12월에 만료되는 경우가 많아 연말에는 수익률이 더 높은 회사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경우 기존 사업자는 보유한 퇴직연금 자산에 포함된 채권을 매각한 뒤 현금화해 새 사업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이에 수 십조 원 규모의 채권 매도 물량이 단순간에 풀리며 채권시장이 불안전해질 수 있다.


보험사 원리금보장 퇴직연금 공시 이율 표. ⓒ 데일리안 김재은 기자

다만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금리를 높이며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이자율 6.60%의 상품을 내놓으며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흥국생명도 6.46%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1.76%p 올랐다. 보험업계 최고 증가폭이다.


이밖에 보험사들의 해당 금리는 ▲KB손해보험 5.90% ▲현대해상 5.85% ▲신한라이프 5.72% ▲IBK연금보험 5.60% ▲교보생명 5.56% ▲미래에셋생명 5.55% ▲한화생명 5.20% ▲삼성화재 5.15% ▲롯데손해보험 5.11% ▲삼성생명 3.56% 순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시장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금리 인상기 혹시 모를 위험에 경계태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푸본현대생명 등 퇴직연금 의존도가 높은 중소 보험사는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유동성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는 곧 사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쟁이 필수적이다.


금융당국이 경고에 나섰지만 시장 건정성과 자연스러운 자금 이동 흐름을 위해 관리 감독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보험업 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사들의 금리 인상 경쟁이 과해지면 서로 손해를 무릅써서라도 점유율 확대에 혈안이 될 것"이라며 "공정하고 적절한 제재와 감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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