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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칩 가고 새 칩 온다" 삼성·SK, D램 교체수요 기대감


입력 2022.12.04 06:00 수정 2022.12.04 06:0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내년 반도체 불황에도 서버용 D램 중심 교체 수요 가시화 전망

인텔·AMD 등 차세대 서버 CPU 출시…DDR5 채용 증가 기대

삼성전자 업계 최선단 14나노 DDR5 D램.ⓒ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글로벌 수요 둔화로 내년에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반도체 한파는 피할 수 없겠지만 서버용 D램 수요가 반등을 견인할 것이라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내년 초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양산에 따른 고부가가치 D램 수요가 반도체 업황의 반등 열쇠가 될 것으로 진단한다. 서버용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교체 수요도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인텔은 서버 CPU인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를 내년 1월 중순께 출시하기로 했다. 당초 인텔은 지난해부터 양산 시점을 저울질했으나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수요가 둔화하면서 출시 일정을 여러차례 미뤘었다.


내년 정식 출시되는 사아피어 래피즈는 고부가가치 D램인 'DDR5(Double Data Rate 5)'를 지원하는 프로세서다. 차세대 D램으로 불리는 DDR5는 현재 범용으로 쓰이는 DDR4 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은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0~30% 비싸 수익성도 높다.


경쟁사인 AMD도 한 발 앞서 지난 11월 서버 CPU 제노아(Genoa)를 내놓으면서 전반적으로 DDR5 채용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는 서버 업체들이 미뤄뒀던 투자를 재개할 수 있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며 "고성능 CPU는 고용량 메모리에 대한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이는 DDR5 채용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전 모델 보다 전력 소모가 덜하면서 속도가 빠르다는 DDR5의 장점은 IT업체들의 수요를 자극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데이터센터는 운영 특성상 24시간 내내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높다.


이는 운영·관리비용과 직결되는 만큼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서버를 쓰는 빅테크들이 운영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제품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전반적으로 저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신제품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DDR5 가격 부담은 덜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장 수요 증가로 DDR5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 방어 측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서버용 칩을 생산하는 양사는 일찌감치 DDR5 D램 개발을 완료한 뒤 서버용 CPU 양산만을 기다려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올 3분기 실적발표회 당시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증설도 확대되고 신규 CPU를 위한 DDR5 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담당도 "DDR5는 서버의 경우 내년 연간 20% 이상 비중을 차지하면서 내년 말로 가면 30% 이상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예상 보다 반등이 더디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주요 IT기업들은 내년도 경영계획에서 보수적인 투자 집행과 재고 조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23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시장의 내년 매출 규모가 5960억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3.5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악화로 반도체가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타격은 더 클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중 서버 시장은 불황 속에서도 소폭이나마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리차드 고든 가트너 부사장은 "결과적으로 산업, 통신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 시장은 단기적으로 소비심리와 지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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