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들어 패널가 하락세 멈춰
제조사 '재고 줄이기' 감산 영향
LCD 가격 하락, OLED 수요 확대 기대
수요 급감으로 역대급 저점을 찍었던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가격이 반등하는 모양새다. 1년 넘게 이어지던 하락세가 4분기 들어 멈추고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이같은 영향으로 OLED TV 패널 수요에 영향이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11월 상반월(1일~15일) LCD TV 패널은 대부분의 크기가 전달보다 가격이 상승했다. 보합을 기록한 75인치와 전반월인 10월 말 대비 1.8% 하락한 85인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반월 대비 상승을 기록했다.
최근 극심한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패널가가 상승한 것은 LCD TV 패널 제조사들이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공장가동률을 낮췄기 때문이다. TV 수요 하락으로 세트(완제품) 업체들의 주문이 감소하자,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생산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LCD 패널 사업을 중단했고,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악화 문제로 점진적으로 줄여가고 있는 상태다. 중국 BOE와 CSOT도 주력 제품인 65인치 LCD TV 패널 시세가 생산 원가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하락하자, 지난 2분기부터 생산량 조절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계절적 성수기에 힘입어 TV수요가 증가한 것도 LCD TV 패널가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하이마트는 카타르 월드컵 시즌인 지난달 25일에서 27일 동안 TV 매출액이 전주 대비 35%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산업이 주력하는 OLED 사업이 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져, 현재 국내 업계에는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패널 업체들이 이미 LCD TV 패널을 사실상 접은 상태여서 직접적인 효과는 없지만, OLED 수요 상승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OLED의 경우, LCD가 비싸질수록 오히려 해당 수요가 늘어나는 특성이 있다. 둘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수록 상대적으로 더 고부가가치를 지닌 제품인 OLED TV를 선호하는 시장 경향 덕분이다. 대형 OLED TV 패널은 LCD 패널 대비 3~4배 높은 수준이다.
다만 LCD 산업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중국 패널 제조사들이 재차 정부 지원금을 업고 가동률을 올리면, 다시 판가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가동률이 지금처럼 유지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