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관, 큰기러기·쇠기러기 구분 유전자 표지 개발…AI 방역 도움

짧은 시간, 간단한 실험 통해 종 식별

쇠기러기(왼쪽)와 큰기러기(오른쪽)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은 일반적인 종 식별 유전자로 구분하기 힘든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를 식별할 수 있는 유전자 표지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겨울철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수가 도래하는 기러기류로 일반적으로 내륙습지 및 농경지 일대에 두 종이 무리를 지어 겨울을 보낸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외부 형태로 구분이 쉬우나, 유전자로 종을 구분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미토콘드리아 씨오원(COI) 유전자는 종 간의 차이가 거의 없다. 야외에서 수집된 기러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검출되었을 때 정확히 어느 종에서 검출됐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에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 조류 유전체 연구를 통해 두 종의 유전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염기서열을 찾아냈다.

아울러 이 유전자 부위를 이용한 유전자 표지인 ‘케에이에스피 마커(KASP MARKER)’를 개발했다. KASP MARKE는 단일염기변이 대립인자에 대한 형광물질 기반 유전형 분석 방법으로 종 구분이나 생물계통 연구에 이용한다.

이번에 개발한 유전자 표지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특이적 유전자 염기서열을 확인해 두 종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에 간단한 실험을 통해 종을 식별할 수 있다.

이번 발견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기러기류 분변을 분석하면 종의 구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깃털이나 분변 등 흔적 시료를 이용한 조류의 생태 및 유전적 특성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개발된 유전자 표지를 지난 9월 2일 국내에 특허출원했다. 앞으로 국유특허 등록 및 학술논문 발간 등을 통해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는 국가 방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로 조류인플루엔자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과학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조류 식별과 관련 기술 개발 연구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