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노아파 서울 합숙소도 압수수색…조직 활동 전방위 수사
하얏트 호텔 소유한 KH그룹 각종 비리 의혹도 수사
검찰이 2년 전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에서 활동한 조직원을 구속기소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수노아파 행동대원 A씨를 2일 재판에 넘겼다.
A씨는 최근 수노아파에 조직원으로 가입해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범죄단체조직죄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구성원으로 활동할 때 적용된다.
수노아파는 국내 10대 폭력조직으로 꼽힌다. 1980년대 전남 목포에서 결성된 뒤 2000년대 중반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겨 '전국구'로 세를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노아파 조직원 65명은 2006년 아파트 공사장의 각종 이권과 유흥업소 지분 등을 강탈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돼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이 조직이 다시 수사 대상이 된 것은 2020년 10월 조직원 등 10여명이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난동을 피우면서다.
당시 조직원들은 호텔 소유주인 KH그룹 배상윤 회장을 찾으며 "60억원을 갚으라"고 소동을 피우고, 호텔 내부를 돌며 투숙객을 위협하는 등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KH그룹의 고소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올해 초 이들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수노아파의 실체나 활동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 합숙소 등을 압수수색했고, A씨가 조직에 가입한 뒤 다른 조직원들을 모집하는 역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검찰은 그가 호텔 난동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호텔 난동 사건의 경위와 당시 조직원들이 배 회장에게 60억원을 요구한 배경도 확인할 방침이다.
KH그룹이 2019년 12월 사모펀드와 함께 약 6천억원에 이 호텔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생긴 분쟁이 수노아파의 난동과 관련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춘천지검에서 넘겨받은 KH그룹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입찰 방해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6월 경쟁 입찰을 통해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 KH강원개발주식회사에 7천115억원에 알펜시아 리조트를 매각했는데, 입찰 참여 기업 두 곳 모두 KH그룹의 계열사로 드러나 사전 조율 의혹이 제기됐다. 해외 체류 중으로 알려진 배상윤 회장은 이 사건으로 지명수배됐다.
배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도 사업적으로 긴밀한 관계다. 수원지검은 KH그룹 역시 대북 경협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쌍방울의 대북 송금 자금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