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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건설업 대출 '눈덩이'…위기론 확산에 '촉각'


입력 2022.12.16 06:00 수정 2022.12.16 06: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한 해 동안에만 3조5천억↑

부동산 한파에 부도 현실화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자료사진).ⓒ뉴시스

국내 5대 은행이 건설업계에 내준 대출 규모가 최근 1년 동안에만 3조5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20조원을 훌쩍 뛰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 부동산 시장 한파로 건설사 위기론이 꿈틀대면서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둘러싼 위험이 커지고 이로 인해 지역 중견 건설사의 부도가 현실화하면서 은행권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보유한 건설업 관련 대출 잔액은 총 23조2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3조4543억원)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하나은행의 건설업 대출이 6조1623억원으로 22.0%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농협은행 역시 4조7556억원으로, 우리은행은 4조5012억원으로 각각 18.2%와 9.9%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국민은행도 4조1540억원으로, 신한은행은 3조6642억원으로 각각 25.1%와 11.3%씩 건설업 대출이 증가했다.


5대 은행 건설업 대출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문제는 이처럼 대출이 몸집을 불린 와중 금리가 빠르게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을 끌어 쓴 건설사들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4월부터 지난 달까지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25%로, 2012년 10월 이후 10여년 만에 3.00%대로 올라섰다.


동시에 불어 닥친 미분양 한파는 건설사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 등으로 주택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미분양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44만996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7% 줄며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17만9159건으로 같은 기간 대비 58.5% 감소했고, 지방도 27만808건으로 41.5% 줄었다. 서울은 5만611건으로 55.1% 줄었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올해 10월 말 총 4만7217호로 전월보다 13.5%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866호로 20.4%, 지방은 3만9605호로 17.2% 증가했다. 공사가 끝난 후에도 분양되지 않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에 7077호로 1.6% 줄었지만, 서울은 210호로 12.3% 늘었다.


이런 여건 속 건설업계 입장에서 최대 걱정거리는 부동산 PF 대출이다. 부동산 PF는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 기법이다. 그런데 최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를 둘러싼 PF 대출 리스크도 확산되고 있다.


염려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경남 창원의 중견 종합건설업체 동원건설산업은 지난 달 25일과 28일 두 차례 도래한 22억원의 어음 결제를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앞선 지난 9월 충남지역 종합건설업체 6위 업체인 우석건설이 부도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들은 최근 부동산PF 자금 경색과 금융기관의 대출 제한 조치 등이 맞물리면서 끝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사의 부도가 도미노처럼 번질 경우 은행 등 금융사 여신에도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는 만큼, 이제라도 당국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연착륙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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