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뱅 5.61%…전월比 0.24%↑
중저신용 고객 확대 막판 스퍼트
인터넷전문은행의 이자 장사 정도를 보여주는 예대금리차가 지난 달 들어 다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관련 영업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처럼 상대적으로 취약한 차주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 여신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으로, 인터넷은행들로서는 연말에 안팎으로 이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5.61%로 전월 대비 0.24%포인트(p) 늘었다. 토스뱅크 예대금리차는 전월 1위였던 전북은행을 제치고 전체 19개 은행 가운데서 가장 높은 차이를 기록했다.
케이뱅크 지난달 예대금리차 역시 2.28%로 같은 기간 대비 0.57%p 확대됐다. 카카오뱅크도 1.48%로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가장 낮았지만 0.37%p 더 벌어졌다.
시중은행에서는 우리은행이, 지방 및 외국계 은행에서는 제일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이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인터넷은행을 포함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다시 벌어진 것은 금융당국이 지난달 2금융권 자금이 1금융권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역머니무브'를 막기 위해 전체 은행권에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기준금리를 0.25%p 올린 후 대출 금리는 오른 반면, 예·적금 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치를 달성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다른 은행들 보다도 예대금리차가 더 크게 확대됐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되는, 중저신용 고객까지 포용하다보니 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 있고 이게 대출금리에 반영돼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달성해야하는 중·저신용자 목표치가 있어 대출을 확대하다보니 예대금리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중저신용 고객 늘리기에 힘을 쏟다보니 자연스럽게 건전성도 악화하는 형국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올해 3분기 말 0.43%로 지난해 말 보다 0.17%p 올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0.23%에서 0.20%로 개선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중에 이들이 중저신용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연말까지 각각 목표치인 25%, 25% 42%를 채워야 한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올해 9월 말 기준 중·저신용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23.2%, 24.7%이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21일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40.1%라고 밝혔다.
이들 3사 모두 금융당국이 정한 가이드라인에 대부분 바짝 다가섰지만, 고금리 시대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는 이자가 부담스러운 차주들이 대출을 갚거나 대출 수요가 줄고 있는 현실이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목표 달성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시 이를 신사업 인·허가 등에 고려하겠다고 했다.
연말까지 남은 10여일 간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인터넷은행들도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부터 중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첫달 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또 21일부터 최저 금리 4.45%, 최대 한도 1억원의 중신용대출 상품을 특별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