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공개 첫날 약 6만5000명 일반인 조문
이탈리아 치안당국 예상 2배 이상
멜로니 등 이탈리아 정부 주요인사들 조문
오는 5일 프란치스코 현 교황의 주례 장례 미사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이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첫날부터 7만명에 가까운 조문객이 몰리며 추모 열기가 뜨거웠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은 2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져 오전 9시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교황의 신사들'로 불리는 교황의 수행원 10명이 이날 새벽 흰장갑을 끼고 수도원에 안치된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을 운구차에 실어 성 베드로 대성전을 향했으며 도착 후 대성전의 중앙 제대 앞으로 옮겨졌다.
대성전 대사제인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이 시신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머리에 모관을 쓰고 붉은색과 금색의 전통적인 교황 제의를 착장하고 깍지 낀 손에는 묵주가 감긴 모습으로 누워있었다. 또 스위스 근위병 2명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 곁을 지키고 있었다.
교황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성 베드로 대성전의 문을 열고 일반 조문객을 맞았다. 이후 교황청은 오후 7시 첫날 조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약 6만 5000명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조문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치안 당국이 첫날 추모 인파로 예상한 2만 5000∼3만명을 2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 주요 인사들인 조르자 멜로니 총리,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 등은 일반 조문객보다 먼저 방문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안식을 기원했다.
사흘간의 일반 조문 후 5일에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 미사가 프란치스코 현 교황의 주례로 거행된다. 이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관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로 운구돼 안장된다.
교황청은 이탈리아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모국인 독일 대표단만 장례 미사에 공식 초대했다고 밝혔다. 그의 생전 뜻에 따라 소박하고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독일 출신으로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지난달 31일 오전 9시 34분 바티칸시국 내 한 수도원에서 95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265대 교황직에 올랐지만 재임 8년 만인 2013년 2월 고령과 건강문제로 교황직을 더는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바티칸 역사에서 현직 교황이 자진 사임한 것은 598년 만의 일이다. 교황직에서 물러난 후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시국 내 한 수도원에서 지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