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해외 슈퍼스타 한식당 8개소 지정
국산 식재료 활용 등 평가…하반기 추가 심사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사장 임경숙)은 26일 뉴욕·파리·도쿄에 소재한 우수 한식당 8곳을 발표했다.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사업은 한식진흥법에 따라 한식 품질 향상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한식 품질과 서비스, 한식 확산 기여도뿐만 아니라 위생, 식재료 보관 및 관리 등 소비자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종합 평가한다.
지정 대상 도시는 해외 한식당 분포, 한식 인지도, 대륙별 안배 등을 종합 고려해 뉴욕, 파리, 도쿄로 정했다. 지난해 우수 한식당 신청·접수를 받았다. 서류 및 현장 심사, 총괄심의를 거쳐 한식(문화) 특성 적합성, 한국산 식재료 사용, 한식 조리 자격 여부 등 21개 항목을 평가해 총 8개소를 지정했다.
뉴욕은 정식, 아토믹스, 윤 해운대 갈비 3곳을 지정했다. 정식(Jungsik)은 모던 한식 파인다이닝(Fine Dining) 표본을 보여주는 식당이다. 경기 쌀, 해남 김, 완도 전복 등 국산 식재료를 활용해 정갈한 한식을 구현했다.
파인다이닝은 주로 코스요리로 구성되고 높은 품질의 식재료와 전문적인 식사 응대, 고급화된 분위기 등을 제공하는 고급 정찬이다. 정식은 지난 2011년에 개점해 한식당 최초 미쉐린(Michelin) 가이드 2스타를 획득한 레스토랑으로도 유명하다.
아토믹스(Atomix)는 국산 단일 품종 쌀과 전통식품 명인의 장, 고춧가루를 활용하고, 한국 식문화·식재료·조리법 등을 한글 발음대로 기재한 메뉴 카드를 제공한다. 다소 낯설 수 있는 한식문화를 현지인들에게 품격있게 선보인다.
미쉐린 가이드 2스타 한식당이자 권위 있는 식당 평가지로 꼽히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에서 지난해 전 세계 33위(미국 1위)에 올랐다. 고객 환대 부문 세계 1위를 기록해 특별상도 수상했다.
윤 해운대 갈비(Yoon Haeundae Galbi)는 한국 전통 갈비 구이문화를 재현한 전문점이다. 소금, 간장, 매실청, 된장 등 요리에 사용하는 주요 제품들을 국산으로 사용한다. 현지 음식과 섞이지 않은 본연의 한식 메뉴로 승부수를 던져, 2021년에는 뉴욕 10대 레스토랑에 선정된 바 있다.
미식의 도시 파리에는 순 그릴 마레, 종로 삼계탕, 이도 등 3곳이 이름을 올렸다. 순 그릴 마레(Soon Grill Marais)는 파리에 한국식 구이문화를 재현해 삼겹살, 돼지갈비 등 다양한 구이 메뉴와 돌솥비빔밥, 파전 등을 제공한다. 떡, 미역, 된장 등 국산 제품을 사용한다.
특히 백자와 유기 등 한국적인 인테리어가 인상 깊다. 한식과 우리 문화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BTS가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종로 삼계탕(Jongno Samgyetang)은 닭을 주재료로 전통 한방 삼계탕과 함께 한국 지역명이 붙은 동래 파전, 속초 닭강정, 부산 정구지지짐 등 친숙한 한식 메뉴를 판매한다. 참기름, 물엿, 고춧가루 등 국산 제품과 이천 찹쌀 등 국산 식재료를 사용한다. 세계적인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에서 현재까지 만점(5.0)을 기록하고 있다.
이도(Yido)는 세종대왕 본명을 딴 한식당이다. 국산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을 활용해 한식 고유의 맛과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셰프가 직접 만든 순대·곱창 요리 품질이 뛰어나다. 맛있는 한식과 함께 한옥을 연상하게 하는 천장과 산수화가 그려진 커튼 등 한국 전통미를 구현했다. 미쉐린 빕 구르망(Bib gourmand)에 2019년부터 현재까지 올라와 있다.
도쿄에는 윤가와 하수오 2곳이 지정됐다. 윤가(Yunke, 尹家) 윤미월 셰프는 고조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에 기록된 배추김치 원형인 ‘숭침채’를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이어 3대째 전승 및 구현, 2015년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6호에 선정됐다.
영월 잣, 지리산 오디 소금, 보은 대추 등 국산 지역 식재료를 활용하고, 전통 한식의 맛과 멋을 품격있게 제공해 6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2스타를 받았다.
하수오(Hasuo)는 궁중음식을 일본 청년 세대 취향에 맞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깔끔하게 제공한다. 간장, 고추장, 소금 등 국산 제품을 사용한다. SNS 입소문으로 특히 젊은 일본 여성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지정된 한식당들은 한식을 현지인 입맛에 맞추면서도 국산 식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해 K-푸드 수출 확대에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식당들은 국산 제품 현지 수급에 공을 들여 경기미, 해남 김, 영월 잣, 보은 대추, 이천 찹쌀 등 다양한 지역 식재료와 간장, 고추장 등 국내 생산 장류 제품을 사용 중이다. 한국에서 접하기 쉬운 주류인 소주부터 전통 방식으로 제조된 막걸리, 청주 등도 판매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해외 우수 한식당에는 한식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지정서 및 지정패 수여, 국산 식재료 및 식기류 구매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그동안 민간 노력, 한류 등 영향으로 한식 해외 인지도와 세계적 인기는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해외 진출 한식 기업과 매장수는 2009년 28개・116개에서 2012년 45개・348개, 2021년 65개・839개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또 2010년까지 0개였던 미쉐린 가이드 스타 획득 한식당 역시 지난해 21개, 올해 27개로 확 늘었다. 2021년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서 한식 관련 단어는 9개가 수록돼 있다.
이러한 세계적 한식 인지도 확산에 발맞춰 한식 품질 상향화를 위해 도입한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사업은 안정적 정착을 위해 몇 년간 3개 도시 수준으로 운영하면서 효과성 등을 평가한 뒤 대상 도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기존 3개 도시 대상으로 추가심사를 진행한다. 이르면 5월부터 접수를 시작해 7~9월 전문가로 구성된 총괄심사단 서류 및 현장 심사를 마치고 11월 중 최종 심의를 통해 지정할 예정이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창의적 노력으로 세계적 미식 유행을 이끄는 해외 우수 한식당들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한류를 대변하는 한식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해외 우수 한식당 성장과 발굴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