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KB금융 노조추천이사 '또'…5전 6기에도 현실화 '난망'


입력 2023.01.31 10:30 수정 2023.01.31 10:3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뚜렷한 반전 노림수 '글쎄'

인사 무게감도 예전만 못해

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신사옥 전경.ⓒ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올해도 또 다시 이사회에 진입하기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문제는 반전을 노리기엔 과거와 크게 달라진 노림수가 없고, 추천 인사의 무게감도 오히려 예전보다 떨어진다는 점이다. KB금융 노조가 또 다시 무리한 시도로 경영 개입 논란만 재현시킬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 노조는 임경종 전 한국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이사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같은 노조추천이사제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전 단계로 평가된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 인사가 사외이사를 넘어 직접 등기이사로서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해 사업계획과 예산, 정관 개정 등 경영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제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되면서 지난 정권 내내 주목을 받았다.


KB금융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시도는 이번이 벌써 여섯 번째다. KB금융 노조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노조 추천 또는 우리사주조합 추천 등의 형태로 다섯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지만, 모두 주주총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만약 KB금융에서 노조추천이사가 현실화하면 민간 금융사 중 첫 사례로서, 제도 확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21년 9월엔 국책은행인 수은이 금융권 최초로 노조가 추천한 이사를 선임하기도 했다.


KB금융 노조는 임 후보의 사외이사 추천 이유로 해외 사업의 경력을 들었다. 노조 측은 임 후보가 한은에서 33년 동안 근무하면서 해외 사업과 리스크 관리에서 전문성을 쌓았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이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6년 이상의 현지 근무 경력도 강점이란 설명이다.


KB금융 노동조합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일지.ⓒ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하지만 KB금융 노조의 추천 사외이사 선임은 이번에도 불발될 공산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노조 측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B금융의 해외 사업에 임 후보가 전문가로서 취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현 이사회 멤버들이 임 후보에 비해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에 KB금융 노조가 앞세운 임 후보는 지난해 추천했던 김영수 전 수은 부행장보다 오히려 직급이 낮은 인사다. 임 후보는 수은 근무 당시 인도네시아로 발령을 받으면서 대표 직함을 달긴 했지만, 전체 조직 구조 내에서는 부서장급 인사였다.


공공기관과 성격이 다른 민간 금융사의 특성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주주들의 부정적 인식도 걸림돌이다. 금융권 노조추천이사를 처음 등장시킨 수은은 국책 금융기관인 만큼 KB금융의 전례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울러 앞서 KB금융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부결은 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과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난해 KB금융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하면서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라고 투자자에게 권고했다. ISS는 2017년과 2018년에도 KB금융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 반대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KB금융 노조의 이사회 진입 시도는 다시 한 번 경영 개입을 위한 무리수란 논란에 부딪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확실한 명분이 확보되지 않은 여건에서 노조의 계속된 이사회 진입 시도는 외국인 주주 등 외부에 경영권 혼란으로 비춰져 기업 평판과 주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