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브, 1월 '음중' 무대 최다 조회수 기록
가상 아이돌 그룹 메이브(MAVE:)가 1월 MBC '쇼! 음악중심' 출연자 중 최다 조회 무대로 되는 등 화제를 입증하며 데뷔에 성공했다.
지난 달 28일 '쇼! 음악중심'에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가상 아이돌 메이브가 '판도라' 무대를 선보인 것이다. 넷마블의 계열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메이브는 시우, 제나, 타이라, 마티 4명으로 구성됐으며 팀 명은 'Make New Wave'의 줄임말로, 케이팝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시작은 순풍이다. 메이브는 '쇼! 음악중심'에서 완성도 높은 그래픽으로 실제 아이돌 그룹 처럼 자연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2월 9일 기준 유튜브 조회 수 199만 회를 기록 중이다. 이는 1월 한 달간 진행된 '쇼! 음악중심'의 모든 무대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지난 달 20일 유튜브에 공개된 '판도라' 뮤직비디오 조회 수도 13일 만에 1000만 뷰를 달성했다. 그룹 위클리, 첫사랑과 진행한 챌린지 영상도 각각 240만, 200만 조회 수를 넘어서며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다시금 메타버스 바람이 불어오면서 가상 아이돌들이 등장 중이다. 2021년 멤버 11인조 가상 걸그룹 이터니티가 데뷔했고, 가상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녀 리버스'도 론칭했다.
가상 인간이기에 사건사고에 연루되지 않는 등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린 우려가 없다는 점과 케이팝 영향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어 업계서 주목하고 있다. 다만 가상 아이돌 그룹이 화제성을 넘어 팬덤 유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물음표다.
앞서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케이팝 걸그룹 K/DA가 성공 사례로 꼽힌다. K/DA의 '팝스타'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5억 뷰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K/DA는 음반 활동으로 이뤄진 것이 아닌, 리그 오브 레전드 내 세계관으로 존재하는 케이팝 아이돌 콘셉트였다. 실체가 없는 가상 그룹이지만, (여자) 아이들의 소연과 미연, 미국의 인기 싱어송라이터인 매디슨 비어, 자이라 번스가 K/DA의 멤버 역할을 맡아 활동했다.
국내에서는 에스파가 가상 아이돌 세계관을 잘 활용한 걸그룹이다. 가상세계 속 자아 '아이(æ)', 그들이 존재하는 곳 너머 무정형의 영역 광야, 초월의 공간 코스모 등 새로운 개념이 등장해 카리나, 윈터, 링링, 지젤 현식 속 4명의 멤버와 가상 세계 속 아바타 멤버들이 공존한다. 카리나는 2021년 '넥스트 레벨' 발매 기념 가자 간담회에서 에스파를 "8인조 걸그룹"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데뷔를 목표로 걸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에 나오는 캐릭터 나이비스를 가상 인간으로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K/DA와는 이벤트와 데뷔라는 출발선이 다르고, 에스파의 경우 실제 멤버들의 높은 인기에 비해 아바타 멤버들의 팬덤은 형성되지 않았다. '소녀 리버스'도 실제 걸그룹 멤버들이 정체를 숨긴 채 가상 캐릭터를 통해 경쟁을 벌이고 이를 통해 최종 선발된 캐릭터들이 팀이 되는 포맷이다.
가상 아이돌을 내놓는 업계는 아이돌을 표방해 스타성을 내세워 마케팅 수단이 아닌, 본격적인 팬덤 비즈니스를 기대하고 있지만, 소비 타깃층인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는 궁금증이 팬심으로 확장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케이팝 팬들은 아이돌 그룹의 무대만이 아닌, 배경이 된 서사와 멤버들의 관계성 역시 중요시 생각한다. 또 함께 소통하고 성장하며 끈끈해지는 연대의식도 인기 요인이다.
노래, 퍼포먼스, 기술력 등이 가상 아이돌의 존재감을 두드러지게 만들 순 있지만, 아티스트로서의 자체 경쟁력이 숙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