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추진 단지, 안전진단 및 용적률 규제 추가 완화
리모델링 매력 반감…특별법 발표 후 재건축 선회 목소리↑
"재건축 vs 리모델링, 주민 선택권 줘야"
정부가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를 비롯한 노후 택지지구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을 공개하면서 그간 정비사업 규제로 반사이익을 누리던 리모델링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진단 완화 및 용적률 상향 등 사실상 재건축 사업에 혜택이 집중되면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11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앞서 7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1기 신도시 특별법)을 발표했다.
노후 택지지구의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안전진단 문턱을 더 낮추거나 아예 면제(공공성 확보 시)해주고, 용도지역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단지별 재건축 추진이 아닌 택지조성사업이 완료된 지 20년이 경과한 100만㎡ 이상 택지는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대규모 블록 단위 통합정비를 추진한다. 준공 연한 30년을 채워야 재건축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20년만 지나도 재건축 추진에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리모델링의 경우 용적률을 완화해 가구수를 현행 15%보다 더 확대한다. 늘어나는 가구수는 향후 시행령을 통해 구체화되는데 국토부는 20%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지지부진하던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 윤곽이 잡히면서 리모델링 인기는 시들해질 전망이다. 일부 리모델링 제도 개선방안도 담겼으나 상대적으로 재건축 대비 혜택이 적다.
리모델링 시장은 이전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로 몸집을 키웠다. 준공 연한이 재건축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데다 사업속도가 빨라서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순차적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가 이뤄지고, 이번 특별법이 본격 추진되면 재건축 대체 수단으로의 메리트는 더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 내용이 공개되고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평촌재건축연합회 관계자는 "평촌은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많다"며 "리모델링의 강점은 재건축보다 빠르다는 건데 특별법으로 그런 매력이 없어지게 되면 이미 승인 난 단지들은 어쩔 수 없지만, 아닌 단지들은 방향을 선회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연말 이주를 앞둔 평촌 목련2단지 안팎으론 지금이라도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게 낫단 의견과 법 제정 이후 재건축 추진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만큼 원점에서 사업 절차를 다시 밟긴 힘들단 의견이 혼재한다.
이와 관련해 안양시는 국토부에 세부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9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1기 신도시 지자체장 간담회 자리에서 최대호 안양시장은 "안양은 54개 단지 중 28개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특별법 발표 이후 일부 주민들은 리모델링이 나을지, 재건축이 나을지, 혼란스러워한다"며 "용적률을 기존 15%에서 얼마나 더 확대할지 구체적인 방안들이 나와야 한다. 기존 리모델링을 택한 주민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원 장관은 "특별법에는 많은 가능성을 열기 위한 절차적 방법과 기준을 담았다"며 "지자체의 자율권과 주민들의 자주적 요구 및 아이디어를 최대한 담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자체별 건의사항을 듣고 이를 수렴해 이달 중 최종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