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금융그룹 실적보고서②] 비이자이익은 '뚝'…은행 의존 '기울어진 운동장'


입력 2023.02.09 17:00 수정 2023.02.09 17: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9조원 하회…이자이익의 1/4

유가증권·수수료 이익 급제동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총력

4대 금융그룹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4대 금융그룹의 비(非)이자이익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 마진 확대로 이자 마진이 불어나면서 전반적인 성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비이자이익 부문은 맥을 추지 못하며 대비를 이뤘다.


은행에 대한 실적 의존이 더욱 강해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기 위해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이 지난해 거둔 비이자이익은 총 8조7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3.8%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은 대출 외 펀드, 보험 등의 상품 판매나 신용카드 수수료 등 비은행 부문에서 얻는 이익을 뜻한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이 3조631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6.1% 감소했다. 신탁이익(4678억원)이 20.3%, 증권대행 수수료(1248억원)가 28.6% 급감한 까닭이다. 비이자이익 부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탁, 방카슈랑스, 투자운용 등 수수료이익은 은행의 영업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도 30.4% 급감한 2조5315억원에 그쳤다. 수수료이익(2조5256억원)이 5.6% 줄었고,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익도 8194억원으로 43.4%나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비이자이익 비중도 28.7%에서 19.2%로 하락했다.


신한금융 측은 “그룹 비이자이익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손익 감소와 더불어, 자본시장 및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른 관련 수수료 감소 등으로 줄었다”며 “전분기 대비로는 원본보전신탁 회계처리 변경 및 대체투자 손상 인식 등으로 89.8%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 역시 1조4182억원으로 20.2% 줄었다. 수수료 이익이 1조7445억원으로 6.4% 감소했고, 파생상품 판매 등 매매평가이익에서 27.8% 줄어든 3643억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쳤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1조1490억원으로 15.4% 줄었다. 신탁, 방카슈랑스, 수익증권, 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포함한 전체 수수료이익은 1조7100억원으로 16.2%나 늘었지만 유가증권에서 1200억원 손실이 났다. 여기에 예보료·기금출연료와 리스자산감가상각비 등에서 1조3120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 비이자이익 추이.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금융권의 비이자이익 위축은 고금리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와중, 유가증권 투자 이익과 신탁·증권 중개 관련 수수료 등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그룹들은 이자이익 한계를 우려해 그동안 비이자이익 확대에 주력해 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금리가 치솟으며 이자이익 비중은 더욱 높아진 반면, 자산시장 침체로 유가증권 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서다.


반면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총 이자이익은 39조6739억원으로 비이자이익의 4.5배에 달했다. 은행이 예대마진 위주의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금융사들은 비금융 사업 진출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은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 등도 이같은 사업의 일환이다. 우리와 하나금융지주는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 강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도 투자은행이나 자산관리,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의 사업 강화는 물론 비금융 생활플랫폼 사업 확장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늘리려고 한다”면서도 “금산분리 완화 등 강도 높은 규제로 수익성 증대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