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 손길 닿지 않는 북서부…생손자 수색·구조 활동 멈춰
내전과 지진이 겹친 시리아에 사상자가 끊임없이 속출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대지진 피해가 막대한데도 반군 통제지역이라는 이유로 구조작업은커녕 정부군의 폭격이 계속되는 까닭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WHO는 이날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의 지진 사망자 수가 최소 93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릭 브레넌 WHO 중동비상대응국장은 "정부 통제 지역에서 4800명이 사망하고 2500명이 부상했고, 반군 장악 지역에선 4500명이 사망하고 750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며 "반군 점령지에서 상세한 보고가 들어오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BBC도 "튀르키예 남부에는 구조대원 수천여명과구조장비들이 동원돼 생존자 수색과 구호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국경을 맞댄 시리아 북서부의 반군 장악 지역에서는 적절한 구호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번 강진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전역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지만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시리아 반군 장악지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주민들은 10년 이상 지속된 내전에 강진까지 덮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은 임시 수용소와 새로 지어진 대피소에서 머물며 여진이 발생하면 근처 나무에 매달려 버티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이 몰려있는 시리아 북서부의 반군 장악 지역에선 생존자 수색·구조 활동마저 사실상 멈췄다. 이 지역의 유일한 구조대인 '하얀헬멧'도 지난 10일 구조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하얀헬멧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 북서부 40개 이상의 도시와 마을에서 집 479채가 완전히 붕괴됐고 건물 1481동이 부분 파손됐다”면서 “우리 팀이 108시간 동안 수색한 끝에 이제 생존자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 남부에선 구조대원 수천여 명이 중장비와 구조견을 동원해 생존자 수색과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골든타임이 훌쩍 넘은 시점에도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이어지며 희망의 불씨를 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