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접이식) 아이패드·아이폰 출시 예고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의 제일 큰 손으로
시장 독주하는 삼성디스플레이 반사이익 눈길
애플이 미국에서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 관련 기술 특허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폴더블(접이식)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업계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한 글로벌 테크 기업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4일 화면 뿐만 아니라 기기의 측면 등 여러 부분을 터치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가 기기 뒷면과 측면을 터치하거나 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여 볼륨 조절, 카메라 제어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에 애플이 취득한 특허에 랩어라운드스크린이 있는 폴더블폰 도면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랩어라운드스크린은 스마트폰 뒷면까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앞면, 뒷면, 측면에서 정보를 볼 수 있는 형태의 스크린을 말한다. 보통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에 쓰인다.
시장은 애플이 2024년에 폴더블 아이패드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해 시장분석기관 CSS 인사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 애플 분석 전문가인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비슷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애플의 특허 취득으로 글로벌 프리미엄폰 시장의 과반 이상을 점유한 애플의 폴더블 아이패드·아이폰 출시 가능성이 현실화 된 셈인데, OLED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우선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먼저 모바일 및 IT기기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패널의 최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백라이트로 조명을 쏴서 빛이 통과되는 방향을 결정하는 액정과 빛 조절을 위한 편광판이 필요한 LCD(액정표시장치)와 달리 물리적으로 딱딱한 층의 일부가 없어도 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특성이 플렉시블(접히는) 디스플레이에 훨씬 적합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이 아이폰 패널을 LCD에서 OLED로 전환함과 동시에 애플에 가장 많은 OLED 패널을 제공하는 공급처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패널을 공급, 또한 애플 아이폰 14 프로맥스용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패널을 LG디스플레이와 함께 공급하며 높은 수익을 올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업체들보다 10년 가량 빠르게 중소형 OLED 생산을 시작해 현재 고급 중소형 OLED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폴더블폰용 패널은 기존 OLED 패널보다 기술력 및 가격이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관측이 높다. 이에 LG디스플레이 역시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 중소형 OLED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2024년까지 3.3조를 투입해 매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아이패드 등의 대다수의 IT기기는 폴더블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본다"며 "사양과 디자인은 물론이고 가볍게 휴대하고 어디서든 크게 펼쳐볼 수 있는 IT기기의 수요 확장은 당연한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애플은 지난해 연말 기준 태블릿PC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약 52%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애플의 결정에 따라 전세계 테크 기업 및 부품업체, 장비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게 될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중소형 OLED 시장을 선점한 삼성디스플레이가 먼저 반사이익을 누릴 확률이 높아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국 BOE의 추격이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올해 BOE가 아이폰15 시리즈 하위 라인업에 탑재되는 LTPS(저온폴리실리콘)-TFT(박막트랜지스터) 생산을 순조롭게 이어갈 경우 내년 하반기 아이폰 16 시리즈에서 프리미엄 패널인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물량을 확보해 국내 패널 업체들의 점유율을 뺏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그렇게 될 경우 애플은 삼성D·LGD 패널 가격에 대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BOE의 OLED 기술력은 국내 두 업체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BOE는 아이폰13 일반형 OLED 수율을 높이려 LTPS-TFT 설계를 임의 변경한 것이 애플에 적발돼 당시 공급물량이 급감한 바 있다. 현재 BOE의 중소형 OLED 패널 점유율은 10%대다.
이러한 시장 동향을 의식한 탓인지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중소형 OLED에 대한 지식재산권(IP) 보호에 힘쓰는 모습이다. 세계 선두에 오른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해 초 BOE 등을 상대로 OLED 특허침해를 경고했고, 연말에는 미국 부품 도매업체가 수입하는 수리용 OLED에 대한 특허침해조사를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바 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예상 출하량은 약 12억3000만~12억4000만대다. 여기서 폴더블폰 출하량은 2270만대로 지난해 1490만대보다 5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