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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오염수 방류 코앞…철저 대응해도 ‘속도’는 한계


입력 2023.03.02 11:01 수정 2023.03.02 13:5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대비

정부, 방사능 조사 대상·횟수 확대

결과 나오는 데 최소 일주일

해당 기간 손쓸 틈 없어 ‘한계’

해양환경공단 연구진이 지난달 27일 부산 영도 앞바다에서 방사능 성분 조사를 위해 해양 표층수를 채취하고 있는 가운데 연구진 뒤로 부산 영도 일대가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오는 여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 해양 방출 예고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 정부 대응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에 대비해 방사능 검사 횟수와 조사 지점을 확대하고 있으나, 성분 분석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려 실제 방사능에 오염됐을 경우 적기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해양수산부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상황을 대비해 해양환경 모니터링과 선박평형수 안전관리, 국내 수산물 방사능 검사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 수입 수산물에 대한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간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해양수산분야 방사능 조사 현장을 공개했다. 현재 해수는 해양환경공단, 수산물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방사능 조사를 맡고 있다.


해수는 원전 사고 이후인 2015년부터 방사능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양환경공단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차원에서 1994년부터 진행해 온 조사와 별개로 전국 5개 연안과 52개 생태구에서 해양 방사능을 조사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은 원전 오염수 방류를 대비해 2019년 32개였던 조사 대상 지역을 올해 52개로 확대했다. 해수는 물론 해저 퇴적물과 해양생물을 대상으로 세슘(Cs), 플루토늄(Pu), 삼중수소(3H), 스트론튬(SR) 등 7개 항목을 살피고 있다.


조사 시기는 항목과 조사 구간에 따라 차이 난다. 해수면 조사는 세슘과 삼중수소를 두 달마다 검사한다. 해저 퇴적물은 세슘과 플루토늄을 주로 살피는데, 매년 2월에 조사한다. 패류와 어류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에서는 세슘을 확인한다. 조사는 2월부터 10월까지 이뤄진다.


27일 기자들이 함께한 해양 표층수 검사는 해양방사능물질측정망 52개 지점(정점) 가운데 부산 5번(영도 앞바다)에서 이뤄졌다.


검사 과정은 간단했다. 먼저 해수면에서 약 50cm 아래 지점의 바닷물을 채취했다. 채취한 해수는 방사성물질이 저장 용기에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염산 처리했다.


염산 처리를 끝낸 해수는 해양환경공단 연구실로 가져와 전(前)처리 작업을 거쳤다. 전처리는 해수 내부에 존재하는 방사성 세슘을 시약에 흡착해 가라앉히는 과정이다.


전처리 이후 최종 침전물을 회수, 분석 용기에 담은 뒤 측정하고자 하는 성분에 따라 감마스펙트로미터 등 13개 장비를 동원해 검사했다.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측정 성분마다 다르다고 한다. 세슘을 기준으로 했을 때 보통 3주, 최소 일주일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해양환경공단 관계자는 “분석 결과는 해수부 홈페이지와 해양환경정보포털을 통해 즉시 공개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해양환경공단 연구진이 방사능 농도 확인을 위해 부산 영도 앞바다에서 채취한 해수를 용기에 옮겨담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최근 논란이 일었던 선박 평형수와 수산물도 조사 방법은 유사했다. 평형수는 배가 가라앉지 않도록 전후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채우는 물이다.


해수부는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북동부 항만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선박의 평형수 적재를 자제시키고 있다. 평형수 적재가 불가피한 경우 공해상에서 교환 후 입항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평형수를 교환하지 않은 선박은 방사능 오염 여부를 전수조사한다.


특히 후쿠시마 인근 6개 현(아오모리·이와테·후쿠시마·미야기·이바라기·치바)에서 입항하는 선박은 방사능농도를 조사해 공개하고 있다.


수산물 조사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한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부산공동어시장 등에 들어오는 수산물을 직접 채취해 연구실에서 성분을 분석한다. 28일에는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시료를 가져와 연구실에서 분석하는 과정을 취재진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틀간 현장취재에서 정부는 해양 방사능 조사를 상시 진행하고, 매우 정밀한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전 사고 이후부터 지금까지 해수와 수산물 방사능농도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한계도 분명해 보였다. 방사능 성분 분석에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린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만약 해수나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경우 최소 일주일 이상 손쓸 수 없는 시간적 공백이 생긴다는 의미다.


특히 이미 팔려버린 수산물은 추적이 어렵다. 해수부가 운영하는 ‘수산물이력제’도 사실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2021년 기준 국내 수산물이력제 표시 물량은 전체 유통량의 0.16%에 그치기 때문이다.


해수부가 ‘생산단계’에서 수산물 안전성을 조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유통단계와 수입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으나 이 또한 최종 판매 전 단계일 뿐이다. 판매한 수산물을 추적에 성공하더라도 일주일이란 기간이면 이미 식탁 위에 오른 다음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수산물은 3시간 정도면 방사능 검사를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부적합한 수산물을 확인하면 즉각 지자체와 식약처에 통보해 물량을 회수하고 폐기한다고 밝혔다. 위반장(어시장) 경우 경매자료를 근거로 지자체 등과 역추적해 전체 물량을 회수, 폐기한다고 설명했다.


시간적 한계를 조금이라도 보완하는 방법은 있다. 연구 인력과 장비를 늘리면 된다. 성분에 따라 길게는 수개월, 짧아도 일주일 이상 걸리는 걸 수일 내로 좁히는 것까지는 가능하다. 물론 가장 완벽한 방법은 오염수 방류 자체를 막는 것이다.


해양환경공단 관계자가 지난달 27일 부산 영도 앞바다에서 채취한 표층수의 방사능 성분 조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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