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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공개매수 이어 블록딜로 에스엠 쟁탈 총력전 나서나


입력 2023.03.07 11:37 수정 2023.03.07 11:42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주당 15만원에 전체의 35% 물량 확보 목표

주가 급등세로 근접…하이브 실패 전철 우려

10% 넘는 지분 확보 가능한 블록딜 전운 고조

(왼쪽부터) 하이브와 카카오. ⓒ각 사

카카오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주식을 15만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하이브와의 지분 쟁탈전이 점입가경이다.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실패하면서 반격에 나선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지만 당장 공개 매수 첫 날부터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적극적 공세에도 우위 선점이 가능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에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등 추가 카드를 꺼낼 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의 반격도 예상돼 오는 31일 열리는 에스엠 정기 주주총회 전까지 양측 간 치열한 지분 확보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에스엠 주식 833만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한다.


이는 에스엠 주식 35%에 해당하는 규모로 총 인수 규모는 1조25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 금액을 절반씩 나눠 에스엠 주식을 매수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측이 에스엠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CB) 발행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카카오의 에스엠 지분 확보가 무산됐으나 심기일전해 경영권 다툼에 다시 뛰어 들겠다는 의도다.


카카오는 이 날 공고를 통해 공개 매수 방침을 밝히면서 “에스엠과의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와 겨룰 여지는 충분하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28일부터 3월3일까지 에스엠 지분 4.91% 매입한 바 있다.


현재 최대 주주인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에게 사들인 지분을 포함해 총 의결권 지분 19.43%를 확보한 것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카카오에 우호적인 현 에스엠 경영진 진영은 지분이 1% 남짓에 불과한 상황이다.


하지만 카카오가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 최대 39.91%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현재 하이브가 보유한 지분의 배를 뛰어넘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회사의 적극적인 공세에도 하이브와 마찬가지로 공개 매수는 난항이 예상된다. 공개 매수 첫 날부터 에스엠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공개 매수가인 15만원 근접했기 때문이다.


에스엠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장중 한때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4.68%(1만9100원) 오른 14만92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전 11시36분 현재 주가는 전일에 비해 13.76%(1만7900원) 오른 14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만일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하이브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에스엠 주가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를 넘어선 건 공개 매수를 시작한 지 단 5일 만이었다.


그 결과 하이브는 지난달 10일부터 20일 간 공개 매수를 통해 에스엠 지분 지분 0.98%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공개 매수에 응한 주식수는 23만3817주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갤럭시아에스엠을 제외하면 단 4주 뿐이었다.


증권가는 카카오가 공개 매수 흥행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KB자산운용(5.12%)·국민연금공단(4.32%)·컴투스(4.20%) 등을 대상으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나설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블록딜을 통해 최대 10% 이상의 추가 지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의 경우 30% 이상 지분은 단기간에 공개매수 또는 블록딜 형태로 가져와야만 인수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블록딜은 하이브도 꺼내들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양측 간 힘겨루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하이브가 블록딜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돌자 에스엠 측에서는 자본시장법 의무공개 매수 위반사항이라며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공개매수와 블록딜 카드 등으로 에스엠의 경영권 분쟁이 주총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로선 하이브가 유리한 국면이지만 비확정적인 요소가 많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소액주주들이 약 61% 가량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는 31일 주총때까지 양측의 치열한 지분 확보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 이사진 전원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양측은 모두 이번 주총에서 신임 이사진 후보들을 추천한 상태다.


이 전 총괄로부터 주총 의결권을 위임 받은 하이브는 지난달 16일 주주제안으로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3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 등 총 7명을, 에스엠 경영진도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6인 등 총 9명을 신임 이사진 후보로 추천한 상태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하이브는 ‘이해상충 가능성’과 ‘인수 후 구체적인 시너지’에 대한 대책·비전을, 현 경영진은 카카오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한 구체적인 시너지에 대한 설명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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