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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기준금리 밑도는 자산 수익률…SVB發 역마진 불안 증폭


입력 2023.03.15 06:00 수정 2023.03.15 06:00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작년 11월 말 평균 3.2%

고금리 저축성보험 '암운'

보험사 먹구름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 보험사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고금리의 저축성 상품을 잇따라 내놓은 탓에 역마진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계기로 불어나는 유동성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금융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의 중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은 생명보험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15일 생보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의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3.2%에 그쳤다.


생보사별로 보면 세 곳 중 두 곳 꼴로 운용자산수익률이 한은 기준금리인 3.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BNP파리바카디프생명(2.4%)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2.6%) ▲하나생명(2.7%) ▲IBK연금보험·라이나생명·KB생명(2.8%) ▲NH농협생명(2.9%) 등의 운용자산수익률은 2%대에 그쳤다.


반면 운용자산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AIA생명으로 4.7%를 나타냈다. 처브라이프생명이 4.6%로 그 뒤를 따랐다. 이밖에 ▲ABL생명·푸본현대생명(3.9%) ▲푸르덴셜생명(3.8%) ▲흥국생명(3.7%) ▲교보생명·신한라이프생명(3.5%)의 운용자산수익률이 3%대 중후반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일부 생보사들이 6%에 달하는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출시한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역마진 우려는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권고할 정도였다.


당시 생보사들은 레고랜드와 콜옵션 연기 사태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자, 동양생명(5.95%), KDB생명(5.95%), 푸본현대생명(5.9%), 교보생명(5.8%), 한화생명(5.7%) 등이 잇따라 6%에 육박하는 금리의 자축성보험을 내놨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SVB와 시그니처은행이 자산운용수익률이 자금 조달 금리를 따라가지 못해 연달아 문을 닫는 상황과 연결되면서, 국내 생보사들에게도 자금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이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자 금리 인상 기조를 멈출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높은 기준금리 상황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자산운용수익률을 기록하지 못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전 저금리 상황일 때 투자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기본적으로 투자시점에 보유수익률이 대부분 확정돼 있는데, 저금리 상황일 때 투자한 것들이라서 보유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탓"이라며 "또 지금은 고금리 상황으로 과거 투자했던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과거처럼 저수익자산을 축소하고 신규 고수익자산을 확충하는 전략을 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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