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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김수남 전 검찰총장 소개 변호사 '집사'로 활용해 390억 은닉


입력 2023.03.15 10:56 수정 2023.03.15 10:57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김만배, 정치권에 '걱정말라' 의사 전달…검찰·국세청 조사상황 보고 받아

녹음 안 되는 변호인 접견 이용해 '옥중 지시' 의혹도

김만배 지인, 경기도청 취업…이성문, 김만배 협박해 23억여원 수수

정영학 녹취록 언론 보도에는 "대선까지 공개되지 않아야"

화천대유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달 8일 대장동 '50억원' 뇌물 의혹 관련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에게 소개 받은 형사 사건 변호인을 '집사'처럼 활용해 390억 원에 달하는 범죄수익을 은닉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변호인을 통해 정치권에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검찰이나 국세청의 수사·조사 상황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씨의 범죄 수익 은닉 과정이 상세하게 기술된 32쪽 분량 공소장에는 이같은 과정이 상세히 기술됐다. 김 씨는 지난 2021년 8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며 수사가 진행될 조짐을 보이자 이른바 '50억 클럽'에도 거론된 김 전 총장을 만나 대응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김 전 총장에게 검찰 출신 A변호사를 소개받아 그를 '집사'처럼 활용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A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A변호사는 범죄수익 은닉·처분 상황과 관련해 김 씨와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 이사 최우향 씨 사이에서 연락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변호인 접견의 경우 대화 내용이 녹음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했다고 봤다.


김 씨는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수수, '정영학 녹취록' 검찰 제출 등 소식이 전해지자 대장동 범죄 수익금을 지키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A변호사가 "검찰에 '재산을 유출하지 않는 대신 추징보전을 청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김 씨는 화천대유로부터 500억원을 배당받고, 수원시 일대 농지를 사들였다.


그는 2021년 8월쯤 수원시 오목천동 일대 농지를 살 때는 이른바 '알박기'를 한 뒤 일대 농지 소유주들에게 동의서를 받아 대장동 사업과 같은 방식으로 아파트 신축 등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가능성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A변호사에게 서울지방국세청의 동향을 파악해 달라고 부탁한 뒤 조만간 국세청이 조사할 것이라는 정보를 보고받자, 수표를 인출해 농지를 추가로 매입하라고 지시했다.


김 씨는 A변호사를 정치권과의 '소통 창구'로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배임 사건의 공소사실에 거론되지 않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 2021년 11월∼2022년 1월 사이 A변호사를 통해 '정치권 인사'에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후 A변호사를 통해 정치권 인사로부터 '캠프에서 잘 챙기니 걱정하지 마라. 정 실장은 절대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월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이 사실이 보도된 후 A변호사에게 수사 상황을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정 전 실장이 검찰에서 자신과 1년에 20회 이상 통화한 사실로 조사받았다는 내용을 보고받았다.


김 씨는 그 무렵 정영학 녹취록이 언론에 보도되자 A변호사와 '20대 대통령 선거 때까지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장에는 김 씨의 지인이 지난해 7월 초까지 경기도청에 근무하며 김 씨의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는 과정에 도움을 줬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2020년 7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신설한 AI산업전략관(2급)에 임명된 이 지인은 평소 '김 씨의 도움으로 이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의 성균관대 후배이자 측근으로 알려진 화천대유 전 대표이사 이성문 씨의 협박 정황도 공소장에 등장한다. 이 씨는 김 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기 전 A변호사를 통해 "정영학이 일등 공신인데 서운하게 해서 이런 사태가 났다. 벼랑 끝에 몰면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김 씨를 압박했다.


그 결과 이 씨는 지난해 9월 두 차례에 걸쳐 23억 5000만원을 대여금으로 꾸며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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