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 가능성 축소…통화 정책 이슈별 등락
2차전지 수급 쏠림 막바지…순환매 장세 우세
3월 말 국내 증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는 미국 은행 시스템 리스크 우려로 박스권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이번주 코스피지수 예상밴드를 2300~2450으로 제시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9.04포인트(0.37%) 내린 2415.44로 마감했다. 지난주(3월20~3월24일) 지수는 미국 정부의 중소형 은행 추가 예금 보장 공식화로 금융 리스크가 일부 완화하며 2378.70~2424.48 사이에서 움직였다.
증권사들은 미국발(發) 금융 리스크가 넓은 범위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동결 전망이 사그라든 만큼 은행권 불안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인상한 4.75~5.00%로 결정했다. 아울러 최종 금리 예상치를 지난해 12월과 같은 5.1%로 제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중 금리 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며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SVB 사태가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일부 은행의 자산부채관리(ALM) 전략 실패 때문이라며 시스템 리스크보다 향후 여타 자산군 간 혹은 주식시장 내 업종·종목 간 차별화를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증권은 이번 은행 사태의 기저에는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미실현 손실 급증이 자리 잡고 있다며 단기 유동성 수요 급증에 따른 경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올투자증권은 3월 FOMC 이후 금리 인하에 대한 부인이 증시에 실망으로 표출된 측면이 있다며 재닛 옐런 미국 재부장관이 포괄적인 예금 보장에 대해 고려하거나 논의한 적이 없다고 언급한 점도 실망감을 주는 소재라고 진단했다.
금리 이하 기대감은 사라졌지만 이번 FOMC 결과 긴축 마무리 단계라는 인식 또한 커져 향후 투심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은 월말 긴축 마무리 단계라는 인식 가운데 서베이 지표 확인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며 긴축 경계심이 완화된 환경에서는 이익보다 앞서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흐름 속 순환매 장세를 예상했다. 2차전지 수급 쏠림 심화한 상황에서 새로운 테마가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업종으로 단기 집중된 쏠림은 장기간 지속되기보다는 일정 수익 구간이 지나면 통상 대안을 찾는 것이 경험적인 수순”이라며 “2차전지 외에도 상대적 저평가 업종 중 예정된 모멘텀이 존재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경기·유동성 등 코스닥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며 박스권 시현시 종목 선택 난이도 높아질 수 있다”며 “막상 지수는 크게 움직이지 않는데 개별 종목 성과는 부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