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장 진출 위한 시험장으로 한국 선택
내년에도 글로벌 브랜드 출점 가속화 될 전망
국내 외식 브랜드는 효율화 작업에 착수‧속도
공공요금이 치솟고 물가상승 역시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에 크고 작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브랜드는 강남 등 핵심 상권을 벗어나 효율화에 속도를 내는 반면 글로벌 브랜드는 한국 중심 상권 진출에 본격 속도를 내는 중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시험장으로 서울을 선택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유명 셰프 고든램지가 프리미엄 버거 ‘고든램지버거’의 캐주얼 버전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를 론칭했고, 과거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던 파파이스는 최근 재진출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미국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윙스탑’도 한국에 진출, 국내 1호점을 개점했다. 윙스탑은 미국 전역에 17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13개국에 진출했다. 동북아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다.
서울에 출점하는 해외 외식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강남 상권 진입과 함께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물가상승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과 상반된 전략인데, 이는 한국의 SNS 사용률이 높고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점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도 글로벌 브랜드 출점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쉐이크쉑,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 가이즈가 강남에 들어선다. 여기에 60년 전통의 캐나다 커피전문점 ‘팀홀튼’도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팀홀튼은 스타벅스에 이은 글로벌 TOP2 커피전문점 브랜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잇따라 강남을 선택하는 이유는 소비 트렌드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브랜드 홍보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소비 유행을 주도하는 MZ세대들이 많아 새로운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이를 통한 확장도 가능해서”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운영 효율화 등을 이유로 문을 닫고 있다. 고객에게 선택 받지 못하는 브랜드를 선별해 과감히 철수함과 동시에 기존 일부 브랜드 전략을 상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하는데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주요 외식업체들은 대로변을 떠나 주거지와 가까운 골목 상권에 정착하는 방안으로 선회하고 있다. 높은 임대료와 업체별 경쟁 심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운영 부담이 높아진 탓이다. 배달 전용 매장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도 함께 엿보인다.
이는 비싼 임대료는 물론 공공요금이 치솟고, 매년 최저임금 상승 이슈까지 운영 비용 부담이 과거와 비교해 월등히 높아지면서다. 급기야 경기침체로 소비심리마저 위축되면서 효율화 작업에 착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달이 주 소비처로 자리 잡으면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가며 운영할 필요성이 적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SNS를 통해 확산되는 빠른 유행 변화로 상권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이제는 더 이상 특정 위치에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소비자들은 미식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만큼 새로운 맛과 경험에 대한 니즈가 높기 때문에 한국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크게 보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SNS의 발달로 다양한 타겟 소비자들의 반응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아시아 시장 진출 전 ‘테스트베드(시험대)’로 삼는 경향도 있다”면서 “국내 외식업계의 경우 직영 운영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맹점의 수익 확대 및 운영 효율성을 최우선시 해야 되기 때문에 외국 브랜드와 전략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