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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날 줄이야! 봄데 떨쳐내는 롯데, SSG도 밀어내나


입력 2023.05.20 13:28 수정 2023.05.20 13:3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30년 무관 롯데, 지난 시즌 SSG 통합우승 지켜봐

유통 라이벌 표현 민망할 정도로 성적 차이 너무 커

올해는 5월 중순에도 1위 자리 놓고 다투는 구도 형성

부산 사직야구장. ⓒ 롯데 자이언츠

신세계그룹 프로야구단 SSG랜더스가 통합우승을 차지해 찬사를 받을수록 가을야구에도 초대받지 못한 롯데그룹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8위)는 더 초라하게 느껴졌다.


지난 시즌만 해도 ‘유통 라이벌’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두 팀의 성적의 큰 차이가 있었다. 모 구단 관계자는 “끼워 맞춘 라이벌이지. 야구팬 중 두 팀을 진정한 라이벌로 보는 사람이 있겠나”라고 말할 정도였다.


인수 이후 “우리가 하면 롯데보다는 잘 하겠다”고 발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SSG랜더스 구단주)이 ‘용진이 형’으로 불리며 야구팬들의 인기를 모으며 환하게 웃을 때, ‘동빈이 형’으로도 불릴 뻔했던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투자를 하고도 성적을 올리지 못해 웃을 수 없었다. 30년 무관의 롯데는 창단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SSG를 지켜봤다.


올해는 다르다. 이전과 달리 롯데가 5월 중순에도 선두권 다툼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성적이 좋다. 물론 시즌 초반에만 반짝하는 ‘봄데’의 악령을 지울 수 없지만, 10연승 이후에도 3연속 위닝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의 최근 경기내용은 야구팬들로 하여금 ‘보면 진짜 봄날이 오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4월의 MVP’ 나균안을 제외하고 지난달 부진했던 선발 투수들이 완전히 살아났다. 불펜은 여전히 탄탄하며 타선의 응집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봄데’가 아닌 진짜 ‘봄날’이 찾아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롯데 팬들 기대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19일 경기에서는 시즌 내내 선두권을 지키고 있는 SSG마저 꺾었다. 롯데는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23 KBO리그’ SSG전에서 7-5 승리했다. 평일임에도 1만9000여 명이 찾은 사직구장은 ‘롯데’로 달아올랐다.


경기 전까지 SSG에 1경기 뒤진 2위 자리에 있던 롯데는 SSG를 끌어내리고 승률에서 앞선 1위가 됐다. 지난 16일 한화를 잡고 선두로 올라섰던 롯데는 사흘 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롯데에 패한 SSG(24승1무14패)는 3위로 내려앉았다.


홈 만원관중을 예상하는 가운데 20일에는 위닝시리즈를 놓고 또 SSG와 붙는다. 상대 선발은 롯데에 강했던 김광현이다. 올 시즌 7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4.08로 썩 좋지 않지만, 부상 복귀 후 치른 14일 한화전에서는 6.1이닝 2실점 호투했다. 여전히 압도적인 투구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김광현은 롯데를 상대로 10년 가까이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지난해 8월 롯데전에서도 김광현은 5.2이닝을 자책점 없이 책임졌다.


김광현에 맞서는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1승 3패 평균자책점 4.24로 기대치를 밑돌지만, 최근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난 14일 등판에서는 올 시즌 최다인 6.1이닝을 던지면서 무실점 호투했다.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한 스트레일리는 SSG를 상대로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노린다.


SSG 김광현. ⓒ 뉴시스

올 시즌 에이스들을 잇따라 깨고 있는 롯데가 김광현마저 끌어내리고 SSG전에서 위닝시리즈를 차지한다면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SSG를 깬다는 것은 선두 수성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는 의미다.


SSG의 승승장구를 지켜보며 굴욕의 시즌을 겪었던 롯데가 이렇게 선두 자리를 놓고 SSG와 격돌할 것이라는 예상은 지난달만 해도 하기 어려웠다. ‘봄데’ 악령을 떨쳐내고 있는 롯데가 SSG까지 밀어내고 ‘탑데’의 자리를 다져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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