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조립 및 최종 성능 점검 완료
23일 조립장 떠나 제2 발사대 이동
실제 위성을 싣고 첫 실전 발사를 앞둔 누리호가 마지막 성능 점검을 마치고 발사 '디데이'인 24일을 기다리고 있다. 누리호는 오늘(22일) 특수 이동 차량에 올라 발사장으로 향할 준비에 돌입했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지난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조립동에서 1∼3단의 기체 조립을 최종 마무리했다.
최종 성능 점검을 마친 누리호는 22일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옮겨진 뒤 발사 전날인 23일 조립장을 떠나 제2 발사대로 이동을 시작한다. 작은 진동만 있어도 발사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1.5km에 불과한 발사체 조립동과 발사대 사이를 1시간 이상 걸려 이동한다.
발사대에 도착한 후 발사까지 남은 24시간은 발사 성공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이다. 약 20t에 달하는 누리호를 일으켜 세우는 '기립' 과정을 거쳐 연료 주입을 위한 배관과 통신에 필요한 전기 연결 작업이 이뤄진다. 이 작업은 탯줄을 뜻하는 '엄빌리칼' 연결이라고 불릴 만큼 발사 전 핵심 과정이다.
발사 당일 '바람'의 세기는 발사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상 조건이다. 특히 누리호 상단부에서 부는 ‘고층풍’이 조금이라도 세면 발사체가 옆으로 기울거나 기울어진 방향으로 발사될 수 있어 발사 일정이 연기된다.
지난 1차와 2차 발사가 더미로 불리는 모형발사체와 성능 검증용 위성을 쏘아 올리는 시험 성격이었다면, 3차 발사는 지구와 우주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할 위성 8기를 궤도에 안착시켜야 하는 실전이다.
위성들의 임무에 맞춰 1, 2차 발사와 다르게 목표 궤도를 700에서 550km로 낮췄고, 발사 시각도 기존 오후 4시에서 저녁 6시 24분(±30분)으로 늦춰 잡았다.
핵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태양 전지 충전을 위해 태양 빛을 항상 받아야 하기 때문에, 태양이 지속적으로 떠 있는 여명-황혼 궤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맞춤형 발사 시각'을 잡은 것이다.
항우연은 "많은 위성을 탑재하고 궤도에 올라서 안정적으로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분리해 주는 것이 지난 1, 2차 발사 때와 비교해 가장 바뀌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3차 발사는 한국판 스페이스X 탄생을 향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3차 발사에는 한화 에어로스페이스가 민간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여해 기술을 이전받기 시작했고, 앞으로 4·5·6차 발사에서는 점차 참여 범위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만약 발사가 실패한다면 누리호 4차 발사가 계획돼 있는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항우연은 "현재 부품 발주 등 4차 발사에 대한 준비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기를 당길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