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최대 도심집회, 경찰과 충돌 후 자진 해산…조합원 4명 체포

5월 31일 오후 2시부터 대규모 집회 시작…참가 인원 2만여명, 최대 규모

오후 6시 35분께 양회동 분향소 기습 설치…강제 철거 과정서 경찰관 폭행

5월 31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린 고 양회동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추모 문화제에서 경찰들이 기습 설치된 분향소를 강제 철거하고 있다.ⓒ뉴시스

민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주최한 최대 규모의 집회가 경찰과의 충돌 끝에 자진 해산하면서 끝났다. 민주노총은 분신 사망한 고(故) 양회동씨 분향소를 기습 설치하고, 이를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해 조합원 4명이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전날 오후 2시부터 사전집회·본집회·야간집회 순으로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오후 8시22분께 경찰의 해산 요청에 민주노총이 자진 해산하면서 마무리됐다.

사전집회는 오후 2시 서울 도심 3곳에서 열렸다. 건설노조 수도권남부지역본부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수도권북부지역본부는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본청 앞에서 각각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금속노조 조합원 2500여명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 집회로 ▲한강대로 삼각지역∼숙대입구역 ▲삼일대로 고용노동청∼IBK기업은행 ▲통일로 서대문역∼경찰청 구간 2∼5개 차로가 통제됐다.

이 때까지는 일부 참가자가 이동 과정에서 경찰 펜스를 치우는 등 크고 작은 실랑이가 발생했지만 물리적 충돌로 격화되지는 않았다.

민주노총은 사전집회를 마친 뒤 오후 4시 대한문 앞에서 본집회에 해당하는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양씨 분신 사건 사과와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이 당초 신고한 집회 시간은 오후 5시까지였다. 경찰은 집회가 길어지자 오후 5시12분께 "집회 시간이 지났으니 지금부터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사법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부 참가자가 야유를 보냈으나 주최 측이 해산을 독려해 오후 5시22분께 자진해산 형식으로 집회가 끝났다.

민주노총은 이후 야간집회를 앞둔 오후 6시35분께 청계광장 인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 양 씨의 분향소를 긴급 설치했다. 경찰은 서울시 요청으로 분향소를 강제철거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철거를 방해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조합원 4명을 체포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당시 몸싸움으로 조합원 4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3명이 병원에 이송됐다.

민주노총은 이후에도 집회를 이어갔다. 분향소 설치를 시도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오후 7시부터 야간집회 형식으로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문화제'를 강행했다. 이후 8시까지 집회를 마친 뒤 경찰청으로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경찰과의 재차 충돌 우려 때문에 행진을 취소하고 모두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