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연준이 올해 중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해 ‘매파적 동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Fed는 13~14일 이틀 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이날 연 5.00~5.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40년만의 미 최악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올리다 15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멈췄다.
그러나 고강도 긴축을 완전히 멈춘 게 아니라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임을 강력히 내비쳤다. 연준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올해말 금리 수준을 5.6%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5.1%로 잡은 전망치를 6개월 만에 0.5%포인트 인상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FOMC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 거의 모든 위원들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플레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이며,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물가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일단 쉬어가는 것은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2개월 만에 4.4%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 둔화 조짐에도 인플레 위험이 상존하고 은행 위기 여파에 따른 신용긴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긴축의 전체 효과는 아직 체감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인플레에 미치는 효과를 실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리고 실업률 예상치는 낮췄다. 올해 미국 성장률은 지난 3월에 0.4%로 잡았지만 이번에 1.0%로 올렸다. 내년 성장률은 1.2%에서 1.1%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4.5%에서 4.1%로 낮췄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내년 실업률은 4.5%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4회 연속 0.7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하다 지난해 12월 0.5%포인트 인상으로 속도조절을 한 뒤 2월부터 지난달까지 세 번 내리 0.25%씩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밟았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헀지만 연내 강력한 긴축 재개 예고하는 바람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68% 하락 마감했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08%, 0.35% 소폭 상승해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