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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스웨덴 나토가입 그토록 반대하다 지지로 급선회한 이유는


입력 2023.07.11 16:16 수정 2023.07.11 16:16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3자 회담을 가진 직후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절차를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200년 중립국’ 스웨덴은 핀란드에 이어 나토의 32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모두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 왔으나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역의 안보 리스크가 커지자 서둘러 나토가입을 추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3자 회담을 가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스웨덴의 나토가입 비준안을 튀르키예 의회에서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진행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협을 느낀 스웨덴은 200년 넘게 유지했던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가입 신청서를 냈다. 스웨덴은 나폴레옹 전쟁(1803~1815) 이후 중립국을 선포한 뒤 200년 이상 그 위치를 고수해 왔다. 70여년의 핀란드 중립국 역사보다 3배 가까이 긴 기간이다.


핀란드는 기존 30개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 11개월 만인 지난 4월 31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반대하는 바람에 나토에 합류하지 못했다. 나토에 새로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의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언급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보류해 왔던 의회가결 절차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는 뜻이다. 의회의 비준안 가결은 스웨덴의 나토가입을 위한 마지막 절차다. 뉴욕타임스(NYT)는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직전까지도 ‘튀르키예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할 수 있어야만 스웨덴의 나토 합류에 동의하겠다’며 유보적이었는데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쿠르드노동자당(PKK) 등 튀르키예와 인근 지역서 활동하는 무장단체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스웨덴의 나토가입을 반대해 왔다. PKK는 튀르키예로부터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조직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벌어진 이슬람경전인 쿠란 소각시위 등 돌발상황을 문제삼아 최종 동의를 미뤘다. 그러다가 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꿨다. 나토 정상회의는 11~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다.


ⓒ 연합뉴스

나토 회원국 중 아직 스웨덴 가입에 동의하지 않은 나라는 헝가리 뿐이다. 하지만 헝가리는 그동안 “튀르키예가 동의할 경우 따르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스웨덴의 나토가입을 막는 장애물은 이날로 사실상 사라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헝가리는 가입 비준안을 가결하는 마지막 국가가 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튀르키예가 입장을 정리했으니, 헝가리 문제는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스웨덴은 나토가입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는 대가로 튀르키예의 EU가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3자는 공동성명에서 “스웨덴이 EU-튀르키예 관세동맹 현대화, 비자 자유화 등 튀르키예의 EU가입 절차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튀르키예는 1987년 EU가입을 신청했고 2004년 EU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었다. 이듬해 협상을 시작했으나 키프로스분쟁과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가입하지 못했다. 특히 2016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가 실패한 뒤 유럽의회가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튀르키예 정부의 탄압을 비판하며 가입협상을 중단하기로 의결한 뒤 이후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유럽과 대서양 방위강화를 위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그간스웨덴의 조속한 나토가입을 희망한다며 강하게 압박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일 에르도안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한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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