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대표팀 800m 계영 결승서 중국, 일본 꺾고 금메달
아시안게임 역사상 단체전에서의 금메달은 이번이 처음
대한민국 남자 수영이 단거리(자유형 50m)에 이어 계영에서도 새 역사를 써냈다.
황선우(20), 김우민(21), 양재훈(25·이상 강원도청), 이호준(22·대구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계영 대표팀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800m 계영 결승에서 7분01초73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새 역사가 작성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구슬땀을 흘렸던 계영 대표팀은 한 마음으로 금메달을 위해 기록을 줄여갔고 마침내 이번 대회 결승서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얻는데 성공했다.
특히 홈 어드밴티지를 잔뜩 등에 업은 중국을 제친 것은 물론 종전 아시아 신기록(7분02초26)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마저 제치고 따낸 금메달이라 기쁨이 배가됐다.
완벽한 전술의 승리였다. 대표팀은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에이스 황선우를 1번 영자로 내세웠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마지막 4번 영자로 배치하는 깜짝 변칙 카드를 꺼내들었고 그대로 적중했다.
첫 번째 영자로 나선 맏형 양재훈부터 출발이 좋았다. 양재훈은 레이스 초반 중국, 일본과 경합을 벌였고 마지막 200m 구간을 들어올 때에도 초접전 양상을 벌이며 바통을 이호준에게 넘겼다.
두 번째로 물에 뛰어든 이호준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앞서나가며 중국, 일본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이호준은 오전 열린 예선서 체력 안배를 위해 출전하지 않았는데 이 또한 좋은 성적을 내는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김우민을 통해 확실한 선두 굳히기에 나선 대표팀이었다. 김우민 역시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경쟁 선수들과의 격차를 벌려나갔고 금메달은 물론 아시아 신기록 경신까지 가능한 속도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 주자 황선우는 보다 여유로운 레이스로 금메달 획득에 쐐기를 박았다. 레이스 막판에는 중국의 거센 추격에 차이가 좁혀지기도 했으나 대세에 지장이 없었고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은 뒤 동료들과 기쁨에 겨운 악수를 나눴다.
한국 수영은 역대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26개의 메달을 획득했으나 금메달은 단 1개도 수확하지 못했다. 지난 대회까지 대표팀이 따낸 메달은 은메달 3개, 동메달 23개일 정도로 중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던 단체전의 벽은 매우 높았다.
하지만 남자 수영은 좌절하지 않았다. 황선우라는 수영 천재가 등장한 가운데 중장거리의 강자로 떠오른 김우민이 뒤를 받쳤고, 이호준의 기량이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며 금메달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게 됐다.
결국 계영 대표팀은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 6위에 올랐고 최근 막 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절대 2강’ 중국과 일본이 동반 부진하면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