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10명 개막전 등판에 대해 쓴 소리
"많은 경험 쌓아야 국제 대회 등 선발 등판 가능"
SSG 랜더스의 영원한 에이스 김광현(37)이 후배 투수들을 향해 쓴 소리를 남겼다.
김광현은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KBO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토종 투수들의 개막전 등판을 바라며 “류현진 형이나 양현종처럼 베테랑 선수들이 아닌 어린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경험을 안 하면 개막전 선발은 계속 못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날 10개 구단 감독들은 22일 개막하는 2025시즌 KBO리그 개막전에 나설 선발 투수들을 공개했고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김광현은 “개막전 선발은 가장 떨리는 자리다. 그래도 그런 경험을 해봐야 국제대회나 다른 중요한 경기서 선발로 나갈 수 있다. 선수도 코칭스태프에 나가보겠다 먼저 말해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광현은 개막전 선발이 외국인들로 채워진 부분에 대해 “조금 창피한 일이다. 자존심도 상한다”라며 “어린 투수들이 많이 올라와서 개막전 선발을 차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광현은 전신인 SK 시절부터 팀의 에이스 자리를 맡았고 그만큼 개막전 선발 경험도 풍부하다. 부상 또는 메이저리그 진출이 아니였다면 꾸준히 1선발 자리를 지켰고 지금까지 5번 개막전 선발 자리를 책임졌다.
김광현뿐 아니라 비슷한 나이의 한화 류현진, KIA 양현종도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이며 개막전 등판을 미루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한국 야구는 김광현, 양현종 이후 국제무대서 통할 특급 에이스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여러 명의 잠재력을 갖춘 투수들이 등장했으나 기대만큼 성장을 이루지 못했고, 일부 선수들은 부상에 발목 잡혔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을 제외하고 개막전에 나선 토종 투수는 2022~2023년 키움 안우진, 2022년 한화 김민우뿐이다.
안우진의 경우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정도로 리그의 지배자로 떠올랐으나 학교 폭력 이슈로 여전히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하고 있다.
한 경기를 오롯이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의 부재는 국가대표팀의 국가대항전 부진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야구대표팀은 3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예선 탈락하는 등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