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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라면에서 소주‧맥주까지’ 식품업계, 국산 쌀 소비 노력 빛 본다


입력 2023.10.13 07:11 수정 2023.10.13 07:1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지난 8월 SPC삼립이 선보인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2종.ⓒSPC삼립

국산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정부와 식품업계의 노력이 최근 잇단 신제품으로 열매를 맺으며 성과를 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10년 전인 2012년 69.8㎏과 비교하면 18.8% 줄어든 수치다. 1997년 102.4㎏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가공식품 제조에 사용된 쌀 소비량은 약 10년 전과 비교해 2.5배 증가했다. 다만 가공식품용은 대부분 국산이 아니라 수입산으로 국산 쌀 소비와는 거리가 멀다.


이에 정부는 식품업계와 함께 '가루쌀 제품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루쌀은 농촌진흥청에 개발한 쌀가루 전용 품종이다.


일반쌀 대비 부드럽고 촉촉해 빨리 굳지 않고 발효 속도가 빨라 베이커리나 떡 개발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PC삼립(식빵, 휘낭시에), 해태제과(오예스), 하림산업(라면), 성심당(마라米고로케, 쉬폰 등), 농협경제지주(우리쌀칩) 등 식품기업이 제품개발에 나서 13종의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지역 제과점 19개 곳에서도 가루쌀 제과제빵류 76종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이외에도 국산 쌀을 활용해 만든 맥주(한맥, 수제맥주), 소주(원소주), 고추장(샘표), 어묵(사조대림) 등이 시판 중이다.


업계에서도 가루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아직 관련 시장이 초기 단계라 다양한 제품에 활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밀가루 대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실에 따르면 작년 시험에서 일부 식품업체는 카스테라와 과자류의 가공적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가루쌀로 만든 식빵·바게트는 식감이 좋고 쫄깃하고, 면·만두피 등은 기존 설비·공정의 변경 없이 가루쌀을 10% 정도 혼합해 사용할 수 있다는 등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달 개최된 ‘가루쌀 가공기술 및 제품개발 토론회’에서도 식품업계는 가루쌀로 빵‧과자‧면 등을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겨울철 밀과 이모작이 가능해 농가 소득 증진은 물론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경우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을 줄여주는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글루텐이 함유돼 있는 밀가루와 달리 글루텐이 없어 건강을 지향하는 최근 소비트렌드에도 부합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곡물자급률이 20%로 낮은 편이다. 사실상 쌀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곡물을 해외에서 수입한다. 연간 1800만톤 규모로 전 세계 6위 수입국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주요 곡물생산국의 기상악화로 국제곡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식품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장 초기 단계로 경제성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가공식품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확인했다”면서 “소비자 반응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추후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밀가루나 수입 쌀 비중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2026년까지 가루쌀 재배면적을 4만2000헥타르(ha)로 늘려 2027년까지 가루쌀 20만톤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연간 밀가루 수입량(약 200만톤)의 10%를 대체할 수 있는 양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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