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단 첫 회의…공천·공약 밑그림
경쟁력·공정·질서 3대 공천 원칙 천명
"밀실공천 등 불공정 원천 봉쇄" 단언
현역 20% 공천 배제 제안 "검토할 것"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이 첫 회의를 갖고 내년 총선 공천제도 논의를 시작했다. 총선기획단은 실질적인 공천을 결정하진 않지만 큰 방향을 설정하는 기구로, 이후 설치될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심사 기준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총선기획단은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 주요 공약을 기획하고 여기에 맞는 공천 제도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혁신위원회가 제시했던 '현역의원 20% 공천 배제'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만희 총선기획단장 겸 사무총장은 8일 회의 모두발언에서 "총선기획단은 공천 제도 재정비, 핵심 정책공약 개발, 대국민 소통 능력 강화 등 빈틈없이 총선 전반을 관리하고 점검해야 한다"며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국민 여러분이 국민의힘에 주신 메시지는 명확하다.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에 대한 무한책임, 뼈를 깎는 수준의 혁신과 쇄신"이라며 "소수당의 한계 때문이라고 변명하지 않겠다. 분골쇄신의 자세, 환골탈태의 각오로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유능한 정당, 새로운 정치제도를 개척하는 혁신 정당으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공천의 키워드로는 △경쟁력 △공정 △질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 단장은 먼저 "역량과 도덕성을 두루 갖춘, 경쟁력 있는 후보가 당당하게 우리 당 선수가 돼야 한다"며 "총선기획단이 그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호불호, 친소관계, 사심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를 벗어나는 줄 세우기, 챙겨주기 공천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누구나 투명한 룰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공정한 운동장을 만들겠다"고 경선 원칙을 재확인했다.
끝으로 "당을 분열·불신으로 몰아가는 불공정 시도는 원천 봉쇄하겠다"며 "주먹구구식, 베일에 가려진 밀실 공천은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결과를 반드시 약속한다"고 천명했다.
총선기획단은 매주 한 차례씩 총 7차례 진행될 예정이며 필요에 따라 수시로 회의를 열어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음달 20일까지 총선기획단의 활동이 마무리되면 당은 공관위를 출범시켜 실질적인 후보를 공천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기획단 구성부터 수도권 출신과 여성·청년을 대거 투입하는 등 중도확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실제 정책위의장과 여의도연구원장 등 당연직을 제외한 위원은 남녀가 각각 3명씩 배치됐다. 이 가운데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87년생)과 곽관용 경기 남양주을 당협위원장(86년생)은 80년대 출생이며, 함인경 변호사는 79년생이다.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이 단장은 "기존 정치를 오래 한 분들과 새롭게 출발하는 여성이나 청년이 출발선상에서 갭 없이 가급적이면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룰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배려가 충분히 될 수 있도록 룰 세팅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혁신위의 '현역의원 20% 공천 배제'에 대해서는 "타임라인에 따라 그런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혁신위가 제안한 여러 안을 공천 과정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절차대로 룰 세팅을 할 것"이라고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