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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용균 어머니 "용균아 미안하다…기업이 만든 죽음, 법원이 용인"


입력 2023.12.07 16:24 수정 2023.12.07 19:09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 7일 대법원 선고 후 기자회견서 판결 규탄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 현장 잘 몰랐다면 그만큼 안전에 관심이 없었다는 증거 아니냐"

"기업과 정부 기관, 수십년간 이해관계로 얽혀 사람의 중함은 무시…목숨조차 돈과 저울질"

유족 법률대리인 "법원, 위탁 계약과 원·하청 관계라는 형식에 눈 멀어 실체 보지 못해"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김용균 사망' 원청 한국서부발전 대법원 엄정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 김용균 씨 어머니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당시 24세)씨 사망 사고와 관련해 원청 기업 대표가 7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김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은 "기업이 만든 죽음을 법원이 용인했다"며 "용균아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이날 선고 뒤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서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현장을 잘 몰랐다면 그만큼 안전에 관심이 없었단 증거 아니냐"며 "그런데도 무죄라고 한다면 앞으로 다른 기업주들은 아무리 많은 사람을 안전 보장 없이 죽여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라고 호소했다.


그는 "기업과 정부 기관이 수십년간 이해관계로 얽혀 사람의 중함은 무시된 채 목숨조차 돈과 저울질하게 만든 너무도 부당한 사회를 만들어 놓았다"며 "거대 권력 앞에 무너지는 사람들의 인권을 찾기 위해 이 길에서 막힌다 해도 또 다른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중간중간 눈물을 훔치던 김 이사장은 회견이 끝난 뒤 대법원을 바라보며 "용균아 미안하다", "대법원은 당장 용균이에게 잘못했음을 인정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김 씨 유족을 대리한 박다혜 변호사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하든 개정법을 적용하든 충분한 증거와 법리가 갖춰져 있는 사건임에도 법원은 위탁 계약과 원·하청 관계라는 형식에 눈이 멀어 그 실체를 보지 못했다"며 "오늘 대법원 선고는 그저 법원의 실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용균 특조위에서 활동한 권영국 변호사는 "수십년간 대한민국이 산재 사망률 순위 최상위권을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기업의 문제도 있지만 법원이 깃털과 같은 판결을 해왔기 때문이라는 사실임을 오늘 대법원 판결이 그대로 드러내 주었다"며 판결을 규탄했다.


회견 참가자들도 손팻말을 든 채 "판결 거부한다. 원청이 책임자다", "죽음을 만든 자, 원청을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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