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아기와 함께 편의점을 찾은 경찰이 보이스피싱을 당해 편의점을 돌며 수백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구매하던 청년을 알아채고 피해를 막은 사연이 전해졌다.
6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수원남부경찰서 소속 유창욱 경사가 보이스피싱범에 속은 남학생 A씨를 발견해 추가 피해를 막은 장면이 공개됐다.
사건은 지난 10월 경기도 화성시의 한 편의점 인근에서 발생했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던 유 경사는 편의점에서 기프트카드를 비정상적으로 대량 구매하는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는 기프트카드 150만 원어치를 산 뒤 이를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 정리하고 있었다.
유 경사는 이 장면을 유심히 쳐다봤다. 보이스피싱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다만 자의로 구매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 당시에는 A씨를 지켜만 볼 뿐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았다.
이후 유 경사는 다른 편의점 앞에서 A씨를 다시 마주쳤고,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선 뒤쫓아 들어갔다.
역시나 이곳에서도 A씨는 기프트카드를 구매하려고 했고, 유 경사는 그 즉시 자신이 경찰관임을 밝히며 기프트카드를 구매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어 유 경사는 A씨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하며 A씨의 휴대전화에 걸려 온 전화를 대신 받았다.
유 경사는 이 때 A씨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걸려들어 기프트카드 200만 원어치를 구매하려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기프트카드는 온라인상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어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에 자주 악용되고 있다.
휴가 중에도 기지를 발휘한 유 경사 덕에 학생은 추가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경찰청은 "쉬는 날에도 보이스피싱 피해 현장을 포착해 200만원 상당의 추가 피해를 예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