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공백 사태 마무리…조희대, 이종석 12월 취임
한시름 넘겼으나 풀어야 할 현안 산적…내년 1월 퇴임하는 대법관 후임 인선 시급
재판지연 문제 해결도 당면 과제…사법제도 개선 및 법원 인력 보충 불가피
김명수 체제 6년 간 무너진 사법부 정상화시켜야…과오 답습 말고 신뢰 이끌어내야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1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8일 각각 취임하면서 초유의 양대 사법수장 공백사태가 해소됐다. 후보자 청문 절차가 큰 파열음 없이 마무리된 것을 보면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여론에 이번에는 야당도 큰 반발을 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사태가 해소되기까지 지난한 곡절이 있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 9월24일 퇴임한 뒤 후임자로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재산신고 누락 의혹 등으로 임명동의안이 부결, 낙마하면서 대법원장 공백이 74일이나 이어졌다. 이후엔 유남석 전 헌재소장이 퇴임하고 이종석 헌재소장의 인준 절차가 다소 지연되면서 헌법재판소도 21일간 수장 자리가 비게 됐다.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큰 시름은 넘겼으나 향후 풀어나가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 것은 변함없다. 우선 내년 1월1일 퇴임하는 대법관들의 후임 인선 작업이 시급하다. 대법원이 지난 8일 후임 대법관 후보 추천을 위한 선정 절차를 시작했지만 대법관 임명 절차가 통상 3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안철상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퇴임 이후 최소 2개월 이상 후임 공백 사태가 예상된다. 사법부 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또다시 흐를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서둘러야 할 사안이다.
재판 지연 문제도 단연 시급한 해결과제다. 조 대법원장은 취임식에서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해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고 정형식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심리 지연 문제를 꼽았다. 재판과 심리 지연 문제 해소가 사법부의 공통된 과제라는 생각은 대법원, 헌법재판소 모두 이견이 없는 것이다.
조 대법원장과 정 후보자는 재판과 심리 지연 문제에 대해 제도 개선과 인력 보충이라는 비슷한 해법을 제시했다. 조 대법원장은 "구체적인 절차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재판 제도와 법원 인력의 확충과 같은 큰 부분에 이르기까지 각종 문제점을 찾아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정 후보자는 "인력보충과 심리의 효율화를 위한 헌법재판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장 공백이라는 큰 혼란이 마무리된 만큼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특히 조 대법원장에게는 김명수 체제 6년 동안 무너진 사법부를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가 있다. 부디 지난 6년의 과오를 답습하지 말고 정상적이고 신뢰를 이끌어내는 사법부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