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변호인, 17일 "범죄인 인도에 관한 유럽협약 등 따르면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100% 확신"
실제 한국 송환 가능성은 작아…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 정치적 결정 암시
미국 연방법원, 이달 29일로 예정됐던 권도형 사기 혐의 재판기일 2개월 연기하기도
권도형, 범죄인 인도 승인한 몬테네그로 고등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최종 판결 후 송환국 결정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변호인이 법적으로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현지 일간지 포베다에 따르면 권 씨의 몬테네그로 변호사인 고란 로디치는 이날 "범죄인 인도에 관한 유럽협약, 미국과 체결한 양자 협정, 국제법적 지원에 대한 국내 법률 등 모든 법적 근거에 따르면 권도형은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100% 확신한다"고 전했다.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 씨에 대해 한국과 미국 양측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황에서, 법률적으로 판단한다면 권 씨는 한국으로 보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권 씨가 실제로 한국으로 송환될지는 불투명하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권 씨 송환국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혀 정치적인 결정을 내릴 것을 암시했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지난해 12월 밀로비치 장관이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 대사에게 권 씨를 미국으로 보낼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연방법원은 당초 이달 29일로 예정됐던 권 씨의 사기 혐의 재판 기일을 3월 25일로 2개월 연기했다. 이를 두고 주요 외신에서는 권 씨의 미국행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로디 변호사는 "지금 시점에서 이러한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권도형을 미국으로 인도하라는 일종의 압력이라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권 씨 측은 범죄인 인도를 승인한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범죄인 인도와 관련한 최종적인 법원 판결이 나오면 밀로비치 장관이 송환국을 결정할 예정이다. 권 씨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로 인도될지는 밀로비치 장관의 결정에 달린 상태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에게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안긴 권 씨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도피하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혐의로 체포된 이후 현지에 구금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