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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 우선이라더니…왜 홍명보였나


입력 2024.07.08 11:37 수정 2024.07.08 17:28        축구회관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100명 가량 들여다본 외국인 감독 제쳐두고, 홍명보 감독 선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리더십·성과 등 8가지 이유 들며 상세히 설명

“입이 10개라도 할 말 없다” 울산 팬들에게는 거듭 사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서 질문을 듣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를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대한축구협회(KFA)는 8가지 이유를 들어 홍 감독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선임 사유를 설명했다.


이 이사는 협회 철학 및 게임 모델,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속성, 대표팀 지도 경험, 감독으로서 성과, 9월까지 촉박한 일정, 국내 체류 문제, 외국인 지도자의 시간적 한계 등 8가지 이유를 들어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전했다.


협회는 전날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이 내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협회는 올 초 열린 아시안컵 성직 부진 등을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이어 지난 2월 20일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을 이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렸고, 정해성 위원장을 중심으로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을 물색해왔다.


우선 협회는 국내 지도자보다는 외국인 지도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이에 리즈 유나이티드 등을 지휘했던 제시 마치 감독, 과거 FC서울과 튀르키예 대표팀을 이끌었던 세놀 귀네슈 감독 등이 차기 사령탑 후보로 언급됐다.


하지만 외국인 지도자를 100명 가량 살펴봤지만 협회는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K리그 현직 사령탑들을 후보군에 올렸다가 강한 반발에 부딪쳤던 정해성 위원장은 제시 외국인 감독들을 우선 대상에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당초 협회가 1순위로 놓고 협상을 진행했던 마치 감독은 캐나다 대표팀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나마 이름값 있는 외국인 지도자는 연봉 등 현실적인 조건이 맞지 않아 영입이 어려웠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위약금과 내년 준공 예정인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공사비용으로 협회 재정 상황의 좋지 못했고, 국내 상주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했는데 홍명보 감독은 대부분의 조건을 충족했다.


이 이사는 “협회 철학 및 게임모델 연계를 고려했을 때 플레이 스타일, 빌드업을 통해 상대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모습,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살려 카운트 어택과 크로스 통한 공격에서의 다양한 좋은 모습, 공수밸런스, 포지셔닝 등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 감독의 울산은 빌드업 1위, 압박 강도가 1위지만 활동량은 10위였다. 이는 효과적으로 뛰면서 경기했다는 의미”라며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활동량은 하위그룹이었다. 이는 한국축구에 큰 교훈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임생 이사는 “홍명보 감독은 이전 A대표팀과 U-20, U-23 대표팀 등 다양한 연령대 지도자로서 경험과 협회 전무로서 폭넓은 시야를 갖췄다. 협회의 철학과 연속성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여기에 과거 연령대 대표팀에서 보여준 리더십, 울산서 보인 성과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이사는 “리그 2회 우승, 클럽월드컵 진출, K리그 올해의 감독상 수상, 올림픽 동메달 등 외국 감독 후보자와 비교했을 때 성과 부분에서는 더 입증했다고 판단했다”며 “외국인 지도자의 경우 당장 9월부터 시작되는 3차 예선까지 선수들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 시절 논란이 됐던 재택근무 리스크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임생 이사는 “외국인 감독은 인터뷰 결과 대표팀 경기에 필요한 체류 기간에 충분하다 생각이 안된다”며 “이전 재택논란 리스크 재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이사는 졸지에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팀의 수장을 잃게 된 울산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거듭 전했다.


그는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 울산 구단에서 보내주시기로 약속했기에 감사드리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울산 팬들에게는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울산 축구단을 계속 응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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