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 노리던 중국 뤄쭝스에 2-1 승리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의 체급 우승 도전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김유진(23·울산광역시체육회)이 세계랭킹 1위를 꺾고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세계랭킹 24위 김유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여자 57kg급 준결승전에서 세계 1위 중국의 뤄쭝스를 라운드 점수 2-1(7-0 1-7 10-3)로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써 결승에 진출한 김유진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유진은 9일 오전 4시 37분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8강전에서 세계 4위의 난적 스카일러 박(캐나다)을 제압하고 준결승에 오른 김유진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패배의 아픔을 안겼던 뤄쭝스를 상대로 기분 좋은 설욕에 성공했다.
김유진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빛났다. 1라운드부터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펼치며 기회를 노린 김유진은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뤄쭝스의 턱을 공략해 3득점을 선취했다.
최초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김유진이 확신에 찬 손짓을 벤치 쪽에 보냈고, 비디오 판독 끝에 3득점이 인정돼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김유진은 다급해진 뤄쭝스의 공격을 노련하게 방어한 뒤 종료 19초 전 또 한 번 머리 공격을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결국 김유진이 1라운드를 7-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김유진은 뤄쭝스의 매서운 반격에 고전하며 2라운드를 1-7로 내줬다.
운명의 3라운드서 다시 김유진이 상대를 압도했다. 3연속 머리 공격을 성공한 그는 상대 감점까지 더해 10-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고 결국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김유진이 꺾은 뤄쭝스는 이 체급 세계 최강자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2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우승한 뤄쭝스는 이번 올림픽 금메달로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었지만 김유진에게 덜미를 잡히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김유진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 태권도는 여자 57kg급에서 2008 베이징 올림픽(임수정) 이후 메달을 따지 못했다. 해당 체급에서는 2000 시드니(정재은), 2004 아테네(장지원)에 이어 임수정까지 3연속 금메달을 가져왔다가 이후로는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는데 김유진이 16년 만에 시상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