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오타니 영입 후 우승 물론 마케팅 효과 상승
소토의 계약으로 향후 FA들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져
이번 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계약이 발표됐다.
바로 특급 타자 후안 소토(25)의 뉴욕 메츠행 소식이었다. 메츠는 소토를 잡기 위해 15년간 7억 6500만 달러(약 1조 954억원)라는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대 최고액을 제시했다. 종전 기록이던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10년간 7억 달러가 1년 만에 까지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소토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에 쥘 기량과 잠재력을 가진 선수임에 분명하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외야수인 소토는 지난 7년간 빅리그에서 통산 타율 0.285 201홈런 592타점 및 0.953의 OPS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눈이 좋아 현역 선수들 가운데 통산 출루율 1위(0.421)를 자랑할 정도다.
올 시즌에는 커리어 하이인 41개의 홈런을 쳤고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자기 관리만 뒷받침된다면 역사적인 기록을 다수 써낼 수 있는 선수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7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액 계약을 성사시킬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물론 프로 스포츠에서 선수의 몸값은 시장의 상황, 그리고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특급 타자인 소토를 영입하기 위해 시즌이 끝나자마자 많은 팀들이 움직였고, 그의 대리인인 스캇 보라스는 일찌감치 기준점을 오타니의 7억 달러에 맞췄다. 그리고 뉴욕 메츠가 응하며 계약이 성사됐다.
다만 경제적인 측면까지 고려했을 때, 소토와 오타니의 가치는 분명하게 다르다.
오타니 쇼헤이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도류’로 메이저리그 흥행을 불러일으켰고 LA 다저스로 이적한 올 시즌에는 사상 첫 ‘50홈런-50도루’라는 새 지평을 열었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끌어안은 뒤 다저 스타디움 외야 광고판 수익으로 650만 달러(약 86억 2550만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보다 13배나 뛰어오른 수치다.
여기에 홈플레이트 뒤쪽에 걸린 광고판에는 일본 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으며, 평균 관중 1위까지 기록한 다저스다. 또한 오타니의 유니폼 판매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점은 덤이다. 즉, 소토가 야구만 잘하는 선수라면 오타니는 이에 보태 돈까지 벌어다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하지만 소토의 이번 계약은 향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눈높이를 높일 게 분명하고 결국 다시 한 번 선수 몸값 폭등 효과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그리고 부담은 곧 각 구단들에 미칠 수밖에 없다.
더욱 끔찍한 상상은 앉아만 있어도 돈을 벌어다주는 오타니와 달리 소토는 ‘반드시’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필수 조건이 뒤따른다. 만약에라도 소토가 장기 부상자 명단에 오르거나 갑작스런 부진에 빠진다면, 아무리 돈이 많은 뉴욕 메츠라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우려의 시선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소토의 1조원짜리 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