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수상자
배우 이순재가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차지, 생애 첫 대상이자 최고령 수상자가 됐다.
11일 오후 '2024 KBS 연기대상' 녹화분이 방송됐다. 당초 이 시상식은 지난 12월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참사고 인한 국가애도기간으로 녹화방송으로 변경됐다.
영예의 대상은 '개소리'의 주연 이순재가 거머쥐었다. 건강이상으로 걱정을 샀던 이순재는 야윈 모습 채 연우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다.
이순재는 "오래 살다보니 이런날도 있다. 제 기억으로 KBS가 대한민국 방송의 역사를 시작한 해가 1961년도다. 우리나라 방송의 역사를 시작한 곳에서 첫 작품을 했지만 이후 TBC로 건너갔다가 1980년도에 돌아왔다. 이후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늘 준비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귀한 상을 받게 됐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다. '개소리'는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 개들이 다 자기 몫을 했고 배우들도 한몫 다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순재는 "아직까지도 가천대학교 석사 교수로 13년째 근무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개소리' 촬영을 위해 20회 이상 거제까지 4시간 30분을 차로 왕복하면서 시간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학생들이 '걱정마세요'라더라. 눈물이 나왔다. 학생들 덕분"이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끝으로 이순재는 "결국은 결론을 냈고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래서 오늘 '개소리'가 나왔다. 늦은 시간까지 격려해준 시청자 여러분들,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해, 동료 배우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남자 최우수상은 '미녀와 순정남'의 지현우, '다리미 패밀리'의 김정현이 받았다.
지현우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연구하면서 저 또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배우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 드라마 처음에 나오는 대사 중에 '배우는 얼굴 팔아먹는 직업이 아니라 아름다운 영혼을 나누는 직업입니다'가 있다. 저는 대사를 가끔 음미하고는 한다. 드라마를 볼 때 저 또한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지현우는 "식당에 들어갔을 때 어머님들이 '다리미 패밀리'를 열심히 보시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 드라마도 저렇게 보셨겠구나 싶었다. 우리가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요즘 많이 춥고 마음이 아픈데, 이런 시기에 연기로 시청자 영혼의 따뜻한 차를 내어줄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정현은 6년 전 MBC 드라마 '시간' 출연 당시 불거졌던 태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김정현은 "제가 얼마나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 세워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사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제가 연기를 다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개인적으로 진정한 감사는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못된 행동으로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주고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라며 "사죄를 드렸다고 해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용서를 바라지도 않겠다. 하지만 제 삶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라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여자 최우수상은 '다리미 패밀리'의 박지영과 임수향이 수상했다. 박지영은 "힘든 캐릭터 맡겨준 서숙향 작가에게 고맙다. 이순재 선생님 사랑하고 존경한다. 오래 저희와 연기 해달라"라며 "12월은 힘들게 지나간다.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이제 2025년에는 새로운 이야기들도 열심을 다해서 연말에 웃으면서 보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임수향은 "단역분들이 KBS에 고정으로 출연하는게 꿈이라는 말씀을 듣고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14살 때부터 연기자를 꿈꿨다. 늘 이자리에 서 있기를 갈망해 왔다. 어느새 그 소중함을 잘 모르고 있었다. 이순재 김용건 선생님과 한자리에 서서 최우수상까지 받게 되는 영광을 늘 꿈꿨는데 모든 일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연기할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위로와 희망 드릴 수 있는 있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2024 KBS 연기대상 수상자(작) 명단.
▲대상=이순재(개소리)
▲최우수상=지현우(미녀와 순정남), 김정현(다리미 패밀리), 박지영(다리미 패밀리), 임수향(미녀와 순정남)
▲미니시리즈 우수상=박지훈(환상연가), 연우(개소리), 한지현(페이스미)
▲장편극 우수상=신현준(다리미 패밀리),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베스트 커플상=지현우 임수향(미녀와 순정남), 김정현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백성현 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지영 신현준 김혜은(다리미 패밀리), 이순재 아리(소피) 연우(개소리)
▲인기상=김명수(함부로 대해줘),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일일극 우수상=백성현(수지맞은 우리), 오창석(피도 눈물도 없이), 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하나(결혼하자 맹꽁아)
▲조연상=최태준(다리미 패밀리), 김용건(개소리), 윤유선(미녀와 순정남)
▲작가상=서숙향(다리미 패밀리)
▲드라마스페셜상=남다름(사관은 논한다), 오예주(발바닥이 뜨거워서)
▲신인상=서범준(멱살 한번 잡힙시다), 박상남(결혼하자 맹꽁아), 홍예지(환상연가), 한수아(미녀와 순정남)
▲청소년연기상=문성현(미녀와 순정남), 이설아(미녀와 순정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