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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로 시작했던 김연경 배구 인생, MVP로 마무리?


입력 2025.02.19 09:26 수정 2025.02.19 15:55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2005년 데뷔하자마자 우승 및 신인왕과 MVP 수상

V리그 7시즌 치르며 무려 6번 MVP, 올 시즌도 유력

데뷔 첫 해 신인상과 MVP 휩쓴 김연경. ⓒ KOVO

‘배구 여제’ 김연경(36)이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난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통하며 그런 그를 위해 V리그 여자부 6개 구단들이 입을 모아 사상 첫 은퇴 투어를 열어주기로 했다.


김연경은 프로 입단 때부터 남달랐다. 190cm에 달하는 신장과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고 일찌감치 성인대표팀에 합류해 에이스로 활약했다.


당연히 초고교급 선수를 잡기 위해 최하위 쟁탈전이 펼쳐졌고 많은 비난 속에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흥국생명은 고민 없이 김연경을 호명했다. 이후 한국배구연맹은 ‘져주기’ 폐해를 끊기 위해 이듬해부터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 방식을 역순제가 아닌 확률제로 변경했다.


‘과연 김연경이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까?’라는 의문은 기우에 불과했다. 김연경은 자신의 프로 데뷔 첫 경기인 현대건설전에서 29점을 퍼부으며 화려하게 등장했고 그해 코트를 지배했다. 득점과 공격 성공률, 서브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싹쓸이했고 이전 시즌 꼴찌였던 흥국생명은 단숨에 1위 자리를 꿰차 챔피언 결정전을 직행했다.


김연경은 도로공사와의 챔프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경기당 30득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 또한 40%에 달할 정도로 예리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V리그 출범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그리고 김연경은 그해 열린 시상식에서 신인왕은 물론 정규리그 MVP, 챔프전 MVP까지 모두 품었다.


지금까지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신인왕, MVP를 동시에 수상한 경우는 2002년 프로농구 김승현, 2006년 프로야구 류현진, 그리고 김연경이 있다. 하지만 김연경은 여기서 챔프전 MVP를 하나 더 보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역사를 써냈다.


김연경은 이후 2년 더 MVP를 수상한 뒤 발길을 외국으로 돌렸고,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했다. 선수 생활 말년은 고국으로 돌아와 V리그에 몸담고 있는데 2020-21시즌과 2022-23시즌, 2023-24시즌에도 MVP는 김연경의 차지였다. 즉, 지난해까지 V리그에서 뛴 시즌이 7시즌인데 그중 6번이 MVP 시즌이었던 것.


김연경은 지난 시즌에도 MVP를 거머쥐었다. ⓒ KOVO

8번째 시즌인 올 시즌도 김연경의 MVP 수상이 유력하다. 김연경은 올 시즌 득점 부문에서 6위(토종 선수 중 1위), 공격 성공률 2위, 퀵오픈 성공률 1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 정도면 은퇴하는 게 아까울 정도다.


만약 김연경이 은퇴 시즌을 MVP로 마무리한다면 이 또한 새로운 역사가 된다. 그동안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레전드 반열에 오른 선수들 중 화려하게 은퇴 시즌을 보낸 선수는 마지막 경기서 연타석 홈런을 친 2017년 이승엽,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2022년 이대호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MVP에는 이르지 못했다.


과연 김연경의 커리어는 MVP로 시작해 MVP로 끝날 수 있을까. 소속팀 흥국생명은 사실상 1위 자리를 예약해 둔 상황이며 김연경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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