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5월 한한령 해제 가능성↑
중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해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유통·여행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한령 해제가 현실화하면 중국 내 K-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관광객 유입도 활발해지면서 수혜를 입을 수 있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이르면 오는 5월 한한령을 해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지난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반발해 한한령을 발동한 지 8년 만이다.
한한령이 풀리면 수혜가 가장 기대되는 업종은 화장품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나 한한령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로드샵 브랜드들은 한한령과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에서 매장을 철수하며 실적 부진을 겪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실제로 한한령이 해제되는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만약 한한령이 어떤 식으로든 해제된다면 중국 공식 채널로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뷰티업계도 이전보다 마케팅 활동이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여러 차례 중국 리스크를 경험했기에 시작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식품업계에서도 한한령 해제 분위기에 따라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다. 그동안 한한령으로 제한됐던 K-POP, 드라마, 예능 등의 콘텐츠 협업이 다시 활발해질 경우 식품업계의 마케팅 효과도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의 경우 지난 2017년 사드 후폭풍에도 전체 수출액 중 50%를 중국에 수출하는 등 타격을 받지 않은 바 있다"며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중국 내 한국 콘텐츠가 활발하게 확산하면서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어 식품회사들도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행·호텔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FIT)과 단체 관광객 증가로 호텔·여행 상품 예약률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면서다. 명동, 강남을 비롯한 제주, 부산 등 주요 관광지 등에도 수혜가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되면 중국인 관광객 증가 → 호텔 예약률 상승 →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특급호텔, 외국인 카지노 호텔, 중저가 호텔, 면세점 연계 호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재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가 이뤄질 경우 양국 간 단체관광이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인바운드 사업을 운영하지 않지만 여행업계 전반의 분위기 개선과 함께 운항노선 확대 및 업계의 수익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여행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을 대비해 당사에서는 중국 지역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및 테마 여행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통해 중국 여행 수요를 선점해 나갈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익성 악화로 고통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수수료 부담으로 중국 보따리상 유치 경쟁을 포기했지만 단체 관광객 입국이 늘어날 경우 매출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여행 트렌드가 쇼핑에서 체험으로 변화하면서 예전과 같은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기본적으로 중국 여행객들의 명품 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