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녹취록서 "나한테 양심선언 하라는데 어쩌냐…내란죄로 엮겠단다"
尹대통령 측 "모두 조작된 가짜…수사와 파면 대상, 대통령 아닌 거대 야당"
곽종근 진술 흔들려 헌재 고민 깊어질 듯…尹대통령 탄핵심판 끼칠 영향 주목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양심선언'을 요구받았다고 지인에게 토로했다는 녹취록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조작된 가짜 증거"라며 탄핵 기각을 촉구한 가운데 선고가 임박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수사와 파면 대상은 대통령이 아닌 거대 야당"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부 언론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4일 비상계엄 해제 후 지인과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통화에서 "내가 살려면 나보고 양심선언을 하라는데"라며 "얘들이 다 사정은 아는데 그래도 뭐 내란죄로 엮겠단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러한 곽 전 사령관의 통화 녹취와 관련해 "거대 야당이 스모킹 건이라고 주장했던 증언들은 모두가 공작으로 조작된 가짜였다"며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조기 대선을 통해 정권을 획득하려 한 그들이 바로 국헌 문란의 목적을 가진 내란 세력들"이라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곽 전 사령관이 통화했던 날은) 김현태 707특임단장이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 의원들과 리허설까지 했다고 증언한 바로 그 날"이라며 "곽 전 사령관은 통화 다음 날 김병주 민주당 의원 유튜브에 출연해 끄집어내라는 대통령 명령을 받았다고 발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후의 기획자'는 곽 전 사령관에게 내란죄로 엮겠다고 협박하면서 살고 싶으면 짜여진 각본대로 엉터리 양심선언을 하라고 강요했다"고 했다.
대리인단은 "곽 전 사령관의 궁박한 처지를 악용해 거대 야당 의원들이 회유와 협박을 총동원한 대통령 끌어내리기 공작극을 펼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해서도 "진술도, 메모도 모두 거대 야당의 기획으로 만들어진 조작의 산물"이라고 했다.
대리인단은 "대통령에 대한 내란몰이 실체가 밝혀진 이상 대통령 구속을 즉각 취소하고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심판을 기각하라"고 촉구했다.
홍 전 차장의 메모에 이어 곽 전 사령관의 진술 신빙성까지 흔들리면서 헌재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녹취록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탄핵심판에 대한 핵심 증언이 조작됐다면 심판의 전제가 무너진 것인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판결은 기각하는 게 마땅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각에선 '양심선언' 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진실을 얘기해달란 표현일 뿐 위증을 교사하거나 회유를 한 게 아니므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