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시승기] 미니 컨트리맨 '동생' 등장?… "얘 성격이 왜 이래!"


입력 2025.03.15 06:00 수정 2025.03.15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컨트리맨 시승기

이름 비슷해도 성격은 극과극… "취향대로!"

에이스맨, 내연기관 미니맛 그대로 살린 '악동'

컨트리맨, 점잖은 패밀리카로 변신한 맏형

올-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 ⓒ미니코리아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귀엽고 예쁜 외모를 가졌지만 하이브리드는 커녕 오로지 기름 냄새만 고집 하던 미니(MINI). 연비를 챙기기 위해 애매한 주행감을 선보일 바에야 차라리 기존 주행감을 전기차로 살리겠다며 풀세트를 갖춰 나타났다. 앞서 한정판매 등으로 반짝 나왔다 사라졌던 전기모델들과는 다르다.


예쁜 얼굴과 날것의 주행감으로 많은 마니아를 양산했던 미니는 어떤 전기차를 만들어냈을까? 또 새롭게 등장한 '에이스맨'의 정체는 뭘까. 미니 일렉트릭 컨트리맨과 에이스맨 모델을 직접 시승하며 비교해봤다.


시승 모델은 더 뉴 올-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SE ALL4 페이버드 트림과 더 뉴 올-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 SE 페이버드 트림으로, 가격은 각각 6310만원, 5800만원이다. 보조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니코리아 측은 약 400만~500만원의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어디서 봤는데?" 전기차 전용 모델로 등장한 '미니 에이스맨'을 처음 마주하자마자 든 생각이다. 생소한 이름과 달리 맏형인 컨트리맨을 빼닮아 낯익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전반적인 체형과 얼굴까지, 이름이 '맨'자 돌림인걸 보니 컨트리맨의 동생인 듯 하다.


에이스맨은 동시에 출격한 전기차 3종 패밀리인 일렉트릭 미니 쿠퍼와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사이에 있는 중간급 모델이다. 컨트리맨과 비교하면 크기가 확연히 작다. 에이스맨은 전장 4085mm, 전폭 1755mm, 휠베이스 2605mm를 갖춘 반면, 컨트리맨의 전장은 4445mm, 전폭은 1845mm, 휠베이스는 2690mm다. 에이스맨보다 컨트리맨이 길이도 길고, 내부 공간도 넓고, 어깨도 넓다.


디자인은 미니 쿠퍼 보다는 미니 컨트리맨 쪽에 확실히 더 가까운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에이스맨도 자신 만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지나가다 보면 크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가만히 뜯어보면 눈 모양부터 다르다.


(왼쪽) 올-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오른쪽) 올-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우선 헤드램프의 경우 오히려 덩치는 산만한 맏형 컨트리맨의 얼굴이 더 온순한 쪽이다. 컨트리맨은 팔각형으로 촘촘하게 꺾여 전체적으로 직사각형 비율을 하고 있는 반면, 에이스맨은 앞트임 시술이라도 한 건지 눈 앞머리가 뾰족하게 튀어나와 날카로운 인상이 돋보인다.


그 아래 그릴을 감싼 흰색 테두리 역시 컨트리맨과 달리 에이스맨에선 하단부가 잘려있다. 전기차인탓에 그릴이 없으니 해당 부분이 막혀 있는데, 컨트리맨의 경우 내연기관 모델과 디자인이 같은 만큼 그릴(이 있어야할 자리)의 면적이 넓고, 에이스맨은 전기차 전용 모델인 만큼 같은 부분에 카메라만 달린 채 면적을 줄였다. 전체적으로 에이스맨의 얼굴에 여백이 더 적어 다이어트에 성공한, 날렵한 컨트리맨 같은 인상이 완성됐다.


(왼쪽) 올-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오른쪽) 올-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후면 역시 알고 보면 큰 차이가 존재한다. 리어램프 크기부터 다른데, 컨트리맨은 양쪽으로 슬림하게 배치돼 넉넉한 덩치를 강조한 반면, 에이스맨은 두툼하게 크기를 키우면서 리어램프 존재감을 살렸다.


리어램프 그래픽 역시 에이스맨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전용 그래픽이 새로 마련됐는데, '내가 신상이야'라고 말하는 듯 하다. 엉덩이 중앙이 볼록 튀어나온 정도도 에이스맨이 더 강조됐고, 후면 하단부가 위로 치솟으면서 힙업도 확실하게 됐다. 내연기관 미니에 가져다 놔도 손색 없을 정도로 미니 감성은 유지하면서, 전기차 전용 모델 다운 차이점들이 곳곳에 배치된 모습이다.


(왼쪽) 올-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오른쪽) 올-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 내부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내부 역시 전반적인 형상은 작년 풀체인지된 4세대 미니 패밀리의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곳곳에 확연한 차이를 뒀다. 패브릭 느낌을 내는 친환경 소재는 그대로지만, 에이스맨에선 도어림과 수납공간이 크게 다르다. 컨트리맨은 대시보드를 덮은 소재가 도어트림에도 그대로 적용되면서 더 따뜻하고 일체감있는 느낌을 내지만, 에이스맨은 도어트림에 일부만 적용되며 스포티하고 젊은 느낌이 강조됐다.


컨트리맨의 센터콘솔에 위치했던 도시락통 같은 수납함도 에이스맨에선 사라졌다. 기존 도시락통이 있던 자리에 컵홀더를 배치하고, 수납함 크기를 줄여 팔걸이 아래로 밀어놨다. 전폭의 크기가 다른 만큼 컨트리맨 보다 작은 내부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꾸며낸 듯 하다. 가장 상위 모델인 컨트리맨에 편의성과 공간감을 몰아주면서 맏형과 동생의 서열 차이를 구분지은 모습이다.


달리기 실력에도 차이가 있을까. 조목조목 따져보고 나니 컨트리맨 대비 진한 젊은 감성을 풍기는 에이스맨에 기대가 차올랐는데,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


올-일렉트릭 미니 에이스맨 ⓒ미니코리아

"나 미니라니까!" 달리기를 시작한 에이스맨은 냅다 이렇게 소리치는 듯 했다.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굉음이 울려퍼지는데 보통 전기차에 기대하는 부드럽고 낮게 울리는 우주선 소리가 아닌, 경쾌하다 못해 화가난 듯한 소리가 울렸다. 바닥 노면이 그대로 피부에 전달되고, 좋게 말하면 와일드하고 나쁘게 말하면 불안정한 미니 특유의 주행감이 에이스맨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주행모드를 '고카트'로 바꾸면 과연 어떻게 될까. 고카트 모드는 일반적으로 '스포츠 모드'라고 부르는, 펀드라이빙을 극대화시킨 미니의 주행 모드다. 안 그대로 미니 날 것의 느낌을 그대로 빼다박은 에이스맨은 고카트 모드로 전환하자 부모도 못 말리는 악동으로 진화했다.


전기차인 만큼 지체 없이 밟는 대로 쭉쭉 뻗어나가는 주행감은 기본, 여기에 안 그래도 컸던 굉음은 귀가 아플 정도로 커졌다. 바닥의 충격을 조금도 거를 생각이 없는 에이스맨은 몸이 피곤할지언정 '미니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목적인 듯 했다. 잠시라도 관심을 돌리면 집안의 휴지를 죄다 찢어놓고 웃으며 뛰어다닐 것만 같다. 미니가 전기차로 바뀌면 기존 보다 재미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면, 에이스맨을 꼭 타보길 권한다.


올-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미니코리아

에이스맨은 미니의 주행감을 그대로 전기차에 구현했다면, 오히려 놀라운 쪽은 컨트리맨이었다. 에이스맨에 미니의 매운 맛을 모두 때려넣었으니, 상위 모델이자 몸집이 가장 큰 컨트리맨은 '잘 만든 전기 패밀리카의 정석'으로 차별화시킨 듯 했다.


컨트리맨은 못말리는 악동 같던 에이스맨과 달리 놀랍도록 차분하고, 점잖은 성격을 가졌다.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부드럽고 조용히 나아가는데, 노면의 충격 마저 훌륭히 걸러낸다. 미니가 그동안 출시한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모두 합쳐서 이정도로 안정감있는 주행감을 가진 모델은 없었다고 봐도 무리 없을 정도다.


고성을 지르며 정신없이 달려나가는 것 같던 에이스맨과 달리 사운드도 제법 편안하게 만들어졌다. 가속할 수록 부드럽게 위잉-하며 소리를 키우는데, 오히려 미니보다 그룹 첫째인 BMW에 어울릴 만한 수준이다. 넉넉한 공간은 물론, 부드럽고 매끈한 주행감에 조용한 실내까지. 가족용 전기차로 제격이다. 미니가 작정하고 잘 만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면 고개를 들어 컨트리맨을 보면 된다.


컨트리맨은 고카트 모드에선 '놀 줄 아는' 놈으로 변한다. 가족들과 여행갈 때 참았던 아빠가 일탈하는 순간이다.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부스터를 단 듯 날쌔게 튀어나가는데, 전기차 다운 가속력이 더해지면서 짜릿함이 순식간에 배가된다. 배터리 덕에 무거워진 차체는 오히려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빠른 속력을 잡아주면서 안정감을 높여준다.


시끄럽지 않으면서, 노면 충격이 걸러지니 몸의 피로도는 덜 하고, 그러면서도 가속력과 달리는 맛 하나는 여전히 보장된다. 에이스맨이 반 친구들에게 인기는 좋지만 매일 혼나는 사고뭉치라면, 컨트리맨은 전교 1등을 휩쓸면서 놀 때도 제일 잘 노는 육각형 인간을 보는 기분이다. 비슷하게 생긴 이란성 쌍둥이 같지만, 매력 포인트는 정 반대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시승을 마치고 나니, 미니가 에이스맨을 굳이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한 이유가 단번에 이해됐다. 전기차 시대라고 하지만, 미니의 악동같은 모습에 열광하는 '찐팬'들에 대한 일종의 선물인 셈이다. 반대로 컨트리맨은 오히려 미니가 만들었다기에 평범하지만, '잘만든 전기차'를 찾는 패밀리카 소비자에겐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론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마지막으로, 전기차에선 디자인이나 브랜드를 넘어 고려할 요소가 더 많으니 배터리 및 출력 등 제원표를 추가한다. 참고로 주행거리는 아직 국내 인증이 끝나지 않은 만큼, 유럽 기준이다. 미니 에이스맨은 SE 페이버드 트림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 405km▲제로백 7.1초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 토크 33.7kg·m ▲10~80% 충전시간(급속) 31분이다.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은 SE ALL 4 페이버드 트림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 432km▲제로백 5.6초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 토크 50.4kg·m ▲10~80% 충전시간(급속) 29분이다.



▲타깃

-트렌드한데 점잖은 패밀리카 찾는다면 일렉트릭 컨트리맨

-"전기차에서도 미니맛 못 잃어!" 에이스맨에 해답이 있다


▲주의할 점

-둘 다 예쁘긴 한데, 성격은 딴판. 비교 시승 필수

-크기 차이 적다고 저렴한 쪽을 선택한다면 된통 당할 수도

'시승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