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람들을 구하러 간 사이 부모를 산불로 잃은 아들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2분쯤 경북 안동 임하면 임하리 불탄 조립식 주택에서 80대 노부부로 추정되는 사람의 뼛조각이 발견됐다.
아들 A씨는 “어머니 아버지 두 분이 어젯밤부터 연락이 안 돼 아침 일찍 찾으러 갔더니 불타 무너진 건물에 부모님 시신으로 보이는 뼛조각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지역 봉사자로 활동하던 A씨는 이날 재난문자를 받자마자 영덕군민운동장으로 달려가 시민들의 대피를 돕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씨는 “90세 가까운 노인인데도 아버님은 산에 올라가 나무를 베 짊어지고,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에 갈 정도로 활력이 넘치셨다. 부모님 유언도 못 듣고 보낸 게 한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번 산불로 숨진 사망자 중 대부분이 80대 이상 고령층이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빠르게 번지는 산불을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6시 기준 26명이 사망했으며, 중상 8명, 경상 22명으로 파악됐다.
대피 인원은 이날 오전 5시 기준 3만7185명이었고, 의성과 안동에서만 2만9911명이 발생했다.
피해 산림면적은 3만6009㏊로,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ha)보다 피해 면적이 컸다.